- '빽햄' 결국 방 뺐다... 백종원 신화에 첫 오점
외식업계의 대표주자 더본코리아가 자사 프리미엄 통조림 햄 브랜드 '빽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온라인몰에서 해당 제품의 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이는 설 명절 선물세트 할인 판매를 둘러싼 가격 논란과 품질 논쟁이 겹치면서 벌어진 결과다.더본코리아는 설 명절을 앞두고 '빽햄 선물세트'를 자사 쇼핑몰 '더본몰'에서 정가 5만1900원에서 45% 할인된 2만8500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정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사 제품들과의 가격 비교를 통해 '거품 논란'이 불거졌다.품질 논란도 불거졌다. 소비자들은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이 85.4%로, 업계 1위 제품인 스팸(91.3%)보다 낮음에도 오히려 가격이 더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다.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하면서도 실제 품질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이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후발 주자로서 생산 규모가 작다 보니 불가피하게 생산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45% 할인 판매 시에도 세트당 1500원의 마진이 발생하지만, 실제 운영비를 포함하면 사실상 이익이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 책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하지만 백 대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더본코리아는 자사 쇼핑몰에서 빽햄 선물세트를 판매 목록에서 삭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쿠팡, SSG닷컴 등 외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여전히 해당 제품의 판매가 계속되고 있다.더본코리아 측은 이번 판매 중단이 일시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품절 상황이 지속되어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일시적으로 상품 리스트에서 제외했다"며, "품질 논란으로 인한 생산 및 판매 중단은 아니며, 조만간 재판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외식업계의 성공 신화를 쓴 백종원 대표가 식품 제조업에 진출하면서 맞닥뜨린 첫 번째 위기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와 SNS를 통한 빠른 정보 확산이 기업의 가격 정책과 품질 관리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분석이다.
- 임금님도 반한 '무등산 수박' 곧 사라진다?!
조선시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르던 광주의 명물 '무등산 수박'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3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토종 수박은 현재 단 7농가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 보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푸랭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무등산 수박은 일반 수박과 달리 검은 줄무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해발 300m 이상 무등산 기슭의 특수한 토양과 기후 조건에서만 자라는 이 수박은 약 350년 전 몽골에서 도입된 종자가 무등산의 환경에 적응하며 독특한 품종으로 발전했다고 전해진다.무등산 수박의 가장 큰 특징은 뛰어난 향과 감칠맛이다. 일반 수박과 비교해 당도는 물론, 과육의 치밀도와 식감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특별한 맛 덕분에 조선시대에는 임금님께 진상되는 귀한 과일로 취급받았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도 프리미엄 선물용으로 각광받아왔다.그러나 무등산수박영농조합법인의 김영기 대표(68)에 따르면, 재배 현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2000년만 해도 30농가가 12헥타르(약 3만6천평)에서 연간 3000~4000통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7농가가 2.6헥타르에서 겨우 2000통 안팎을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이러한 급격한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까다로운 재배 조건과 기후변화가 지목된다. 무등산 수박은 원래도 일반 수박에 비해 착과율(꽃이 열매를 맺는 비율)이 현저히 낮았는데, 최근 들어 심화되는 이상기후로 인해 재배 난이도가 더욱 높아졌다. 특히 봄철 저온 현상과 여름철 집중호우는 수박 생육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여기에 체계화된 재배기술의 부재도 심각한 문제다. 대부분의 재배 노하우가 농부들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어, 젊은 농부들이 새롭게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더욱이 기존 농가의 고령화로 인해 재배면적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지역 농업 전문가들은 무등산 수박의 보존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농업연구사는 "재배기술의 과학화와 표준화, 청년농부 육성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이대로 가다간 10년 안에 무등산 수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광주시는 무등산 수박의 보존과 육성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3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주의 귀중한 농업유산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미국 관세가 쏘아올린 위기, 현대차 파격 전략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현지 생산 확대, 투자 증대, 그리고 업체 간 협업을 통해 미국의 관세장벽을 넘어서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부 차원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비상대책반(TF) 구성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자동차 관세 도입 일정에 대해 "4월 2일쯤 실행에 옮길 것 같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사실상 관세가 없는 상태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사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자동차를 공급하지 않는데도 우리에게 파는 경우들이 있다"고 언급하며 무역 불균형 해소를 이유로 들었고, 이는 한국 대미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 347억 달러에 달하는 반면,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액은 21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불균형'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미국은 한국의 부가세가 불공정한 관세로 간주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을 예고했다.현대차그룹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프로암에 참가해 트럼프 대통령의 큰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났다. 이 만남은 향후 협상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해왔다.현대차는 또한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 2002년부터 시작된 현대차의 미국 투자 규모는 약 205억 달러에 달하며, 이를 통해 57만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현지 연구개발(R&D) 거점과 생산 거점 등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투자 성과를 강조하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한다.현대차그룹은 2023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조지아주의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해 미국 내 생산 물량을 100만 대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내 판매 물량의 약 70%를 현지 생산으로 충당할 수 있어, 미국에서의 관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현대차는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두 회사는 포괄적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으며, 앞으로 공동구매 계약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차량을 공동 생산한 후 로고를 다르게 하는 리뱃징(Rebadging) 전략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GM은 한국 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88%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현대차와의 협력은 상호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자동차 업계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결국 정부의 협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규제 차별과 관세 문제는 정부 간 협상이 필요한 영역으로, 개별 기업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도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관세 문제를 해결해 왔으며, 한국은 정국 불안 등으로 정부 협상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있다.따라서 자동차 업계는 오는 20일 열리는 국회·정부 국정협의회 첫 회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의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 회의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현지 생산 확대 및 협업을 통해 관세 압박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부 차원의 협상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범정부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관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 '불닭' 하나로 농심 제쳤다! 삼양식품, '라면 신흥 강자' 등극
한국 라면 시장의 판도가 극적으로 뒤바뀌고 있다. 40년 넘게 국내 라면 시장을 장악해온 농심이 단일 제품의 파격적인 성공으로 급부상한 삼양식품에 수익성 측면에서 완전히 추월당한 것이다.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442억원을 기록, 농심(1631억원)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농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3.1% 감소한 것과 대조적으로, 삼양식품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더욱 놀라운 것은 시가총액의 차이다. 삼양식품은 6조1997억원으로, 농심(2조1228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는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국민적 스테디셀러를 보유한 농심의 위상을 고려할 때 상상하기 어려운 반전이다.이러한 극적인 역전극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불닭볶음면'이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를 창출했다. 특히 SNS를 통해 퍼진 '불닭 챌린지'는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종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유튜브와 틱톡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도전 영상은 무료 마케팅 효과를 창출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미국, 중국, 동남아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은 단순한 라면을 넘어 'K-푸드'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닭볶음면을 먹는 것이 일종의 '쿨한' 문화적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라면의 소비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혁신적인 변화다.삼양식품은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오는 6월 밀양 2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할 예정이다. 불닭볶음면의 성공 방정식을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도 본격화하고 있다.식품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역전극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 대한 차별화된 접근법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이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과 문화적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며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한 농심과는 달리, 디지털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했다.이제 관심은 농심의 대응 방향에 쏠리고 있다. 여전히 매출액에서는 농심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확연한 열세를 보이고 있어 전략적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 라면 시장의 새로운 지형도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 외국인, 한국 시장 ‘손절 중’..6개월째 매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매도 행렬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정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모양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두 달 연속 순회수를 이어가면서 금융시장에서의 외국인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월 한 달 동안 국내 상장주식 6870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보유 주식 잔액은 707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비 34조 원 증가한 수치로, 전체 시가총액의 26.9%를 차지하고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10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해 2월 금융당국이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발표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3월 기준 15조8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8월부터 외국인들은 본격적인 매도세로 전환했다. 이후 순매도 규모는 △8월 2조5090억 원 △9월 7조3610억 원 △10월 4조3880억 원 △11월 4조1540억 원 △12월 3조6490억 원을 기록했다.올해 1월 들어서면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다소 감소했다. 지난해와 달리 조 단위의 대규모 매도세는 잦아들었으며, 유가증권시장에서 2730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4140억 원을 순매도하는 데 그쳤다.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자금 회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1월 중 외국인 투자자들은 2조3170억 원의 채권을 순매수했으나, 3조9770억 원을 만기 상환받아 결과적으로 총 1조6600억 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채권 유형별로 살펴보면, 국채는 1조9000억 원 순투자가 이루어진 반면,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채권(통안채)에서는 3조3000억 원이 순회수됐다.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 투자 행태를 지역별로 보면, 미주 지역과 아시아에서는 각각 2조6000억 원, 6000억 원을 순매수했으나, 유럽에서는 3조1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국가별로는 미국(2조6000억 원)과 중국(8000억 원)이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영국(1조5000억 원)과 노르웨이(9000억 원)에서는 순매도가 나타났다.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를 살펴보면, 미국이 287조8000억 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 비중의 40.7%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다. 뒤이어 유럽이 214조 원(30.2%), 아시아가 105조5000억 원(14.9%), 중동이 11조4000억 원(1.6%)을 차지했다.지역별로 보면, 중동과 유럽에서는 각각 1조1000억 원, 4000억 원 순투자가 이루어진 반면, 아시아에서는 2조4000억 원의 순회수가 발생했다. 채권 보유 규모를 보면, 아시아가 119조9000억 원(45.0%)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92조8000억 원, 34.8%)이 그 뒤를 잇고 있다.채권의 종류별로는 국채에 1조9000억 원의 순투자가 이루어졌으나, 통안채에서는 3조3000억 원이 순회수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채권 보유 규모는 국채가 240조9000억 원, 특수채가 25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잔존 만기별로는 5년 이상 채권과 1~5년 미만 채권이 각각 1조5000억 원, 7000억 원 순투자를 기록한 반면, 1년 미만 채권에서는 3조9000억 원이 순회수됐다.1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의 장기 채권(5년 이상) 보유 금액은 115조8000억 원으로 전체의 43.5%를 차지했다. 이어 1~5년 미만 채권이 98조1000억 원(36.8%), 1년 미만 채권이 52조4000억 원(19.7%)의 비중을 보였다.외국인의 지속적인 주식 및 채권 순매도 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기업가치제고 정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국내 기업 실적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면세점, '황금알' 옛말… 작년 줄줄이 영업손실 '직격탄'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국내 면세점 업계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고환율, 막대한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액 3조 2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7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의 적자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866억원 흑자에서 35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현대백화점면세점도 28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18년 설립 이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922억원에 달해 업계에서는 연간 1000억원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이로써 국내 주요 4개 면세업체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총 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1395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면세업계에서는 이러한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복합적인 악재를 꼽는다.가장 큰 타격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부재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해제했음에도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 관광 허가가 늦어지면서 발길이 끊긴 상황이다. 여기에 고환율로 인한 상품 가격 경쟁력 저하, 중국인 보따리상에 지급하는 높은 수수료, 인천국제공항의 막대한 임대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특히 인천공항 임대료는 면세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임대료 감면 혜택이 제공되었지만, 올해부터는 리모델링을 마친 임시 매장들이 정규 매장으로 전환되면서 감면 혜택이 종료될 예정이다.전문가들은 올해 면세업계의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갈등 심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면세업계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수수료 부담이 큰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이고, 개별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 완화와 함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국내 면세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불닭' 하나로 일으킨 기적... 삼양식품 시총 '농심의 3배' 파란
한국 라면 시장의 '영원한 1위' 농심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삼양식품이 2024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부문에서 농심을 제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인기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삼양식품은 2024년 영업이익 344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33%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반면 농심은 16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1% 감소했고, 이는 삼양식품 영업이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이러한 실적 역전은 양사의 사업 전략 차이에서 비롯됐다.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회사 측은 오는 6월 밀양 2공장 준공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농심은 내수시장 소비 둔화와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실적 역전이 전자공시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다. 2023년만 해도 농심이 2120억원, 삼양식품이 14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24년 1분기부터 삼양식품이 농심을 앞서기 시작했다.다만 매출액에서는 여전히 농심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농심의 연간 매출은 3조4387억원으로, 삼양식품(1조7300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삼양식품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시가총액을 보면 삼양식품이 6조1997억원으로, 농심(2조1228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역전을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라면 시장의 판도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라면 업계의 경쟁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향후 밀양 2공장 가동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삼양식품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 최신 소비 트렌드, '팝업스토어'와 '기부 문화'의 현재
소비 트렌드와 기부 문화의 최신 동향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두 건의 조사에 따르면, 팝업스토어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고, 기부 문화는 경제 상황과 신뢰도 문제로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팝업스토어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높은 방문 경험률이다. 응답자의 81.4%가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약 절반(49.3%)이 팝업스토어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특히 20대(71.2%)와 30대(60.0%)의 높은 인지도는 팝업스토어가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반면 40대(41.2%)와 50대(24.8%)의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는 세대 간 문화 격차를 드러냈다.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팝업스토어의 역할 변화다. 응답자들은 팝업스토어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고객과의 관계 형성(74.1%)과 트렌드 파악(70.9%)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했다. 이는 향후 방문 의향(81.7%)이 현재 방문 경험률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한편, 기부 문화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응답자의 76.7%가 기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그중 70.9%는 2024년에도 기부를 이어갔다. 특히 정기적 기부(59.0%)가 비정기적 기부(41.0%)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하지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 응답자의 68.0%가 경기침체 장기화 시 기부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현재의 높은 기부 참여율이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부 문화에 대한 낮은 신뢰도다. 응답자의 64.6%가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 수준이 '선진국 대비 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선진국과 비슷한 편'이라는 응답은 29.0%에 그쳤고, '선진국 대비 높은 편'이라는 평가는 고작 6.4%였다. 이는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부 문화의 질적 성장이 더딘 현실을 반영한다.이러한 조사 결과는 소비와 기부라는 두 영역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도전과 과제를 보여준다. 팝업스토어의 성공은 새로운 소비 문화의 가능성을, 기부 문화의 현주소는 사회적 신뢰 구축의 필요성을 각각 시사한다.
- 땀 냄새 퀴퀴"… 스크린골프, 위생 '벙커' 빠졌나
실내에서 편리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위생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스크린골프장 이용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1명 이상이 위생 관련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가장 큰 불만 사항은 '매장 청결 상태 미흡'(40.1%)과 '실내 공기 오염'(40.1%)으로 나타났다. 스크린골프장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공을 치고 장비를 함께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땀, 먼지, 담배 냄새 등에 대한 불쾌감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프로그램 오류, 서비스 불편, 직원 불친절 등 다른 불만 요인보다 높은 수치다.실제로 스크린골프장 이용 경험자들은 "카펫 청소 상태가 불량하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 "흡연실과 환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담배 냄새가 심하다"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이용객들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골프 장갑이나 신발에서 땀 냄새가 심해 불쾌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이번 조사에서 스크린골프장 3사(골프존파크, SG골프, 프렌즈 스크린)의 종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74점으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이나 상품 만족도에 비해 위생 관련 만족도가 낮게 나타나,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스크린골프 사업자들에게 ▲매장 청결 관리 강화 ▲공기 질 개선 노력 ▲무상 대여 장비 위생 관리 강화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는 ▲이용 전후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철저 ▲쾌적한 환경을 위한 이용 수칙 준수 ▲불편 사항 발생 시 적극적인 의견 개진 등을 당부했다.
- "저축 아닙니다"... 당신이 몰랐던 국민연금의 두 얼굴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진정한 개혁을 위해서는 '기금 고갈'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 제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현행 국민연금이 적립식과 부과식이 혼재된 구조라는 점에서, 제도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현재 많은 국민들이 2050년경 예상되는 기금 고갈을 우려하고 있다.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전문가들은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조정이라는 모수개혁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주목할 점은 기금 고갈이 곧 제도의 붕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국가가 존속하는 한 연금 지급은 계속된다"고 밝히고 있다. 적립금이 소진되면 그해 걷은 보험료로 연금을 지급하는 부과식으로 전환될 뿐이다. 실제로 현재도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부과식 성격이 강하며, 다만 연금 수급자보다 납부자가 많아 적립금이 쌓인 것이다. 문제는 많은 국민들이 국민연금을 '저축'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적립금 고갈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현재 1185조원에 달하는 적립금의 운용과 처분 방안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 투자된 487조원의 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첫째, 부과식 전환을 전제로 한 장기 재정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적정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설정해야 한다. 셋째, 기금 운용수익률 개선을 위한 투자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더불어 노동시장 정책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부과식 연금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보험료 납부자 기반을 확대해야 하며, 이는 노인일자리 창출과 정년 연장 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만약 부과식 구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적립금을 분배하고 완전 적립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결론적으로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은 제도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 정치권, 국민연금공단이 오해 없이 발전적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