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홀린 '카타르 에어포스'..‘뇌물 의혹’ 속 전용기 인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앞두고 카타르로부터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으로 사용할 보잉 747-8 제트기를 받기로 했다는 발표 이후 큰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번 선물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카타르 정부는 선물 제공 사실을 부인하며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해당 항공기가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구매를 요청한 것이며, ‘선물’이라는 명칭은 논란을 피하기 위한 변칙적인 처리였다고 보도했다.이번 논란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된 전용기 에어포스 원 교체를 요구했지만, 보잉사의 신형 제트기 인도가 2024년 예정에서 크게 지연되면서 시작됐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에어포스 원은 1980년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기종으로 35년 넘게 운용되고 있으며, 잦은 정비와 수리로 인한 불편이 누적되어왔다. 미 정부는 2018년 보잉과 약 39억 달러 규모의 두 대 신형 제트기 계약을 맺었으나, 인도 시기가 지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체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그 과정에서 백악관 군사 사무소와 국방부는 비밀리에 대통령 전용기로 적합한 최신형 747 비즈니스 제트기를 전 세계적으로 조사했고, 단 8대가 이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하나가 카타르가 수년간 매각을 시도했으나 구매자를 찾지 못해 골칫거리였던 2층 구조의 초호화 보잉 747-8이었다. 2012년 인도된 이 제트기는 고급 장인정신과 첨단 기술로 내부가 꾸며졌으며, 보유 비용이 높고 운영이 어려워 판매가 쉽지 않았다. 카타르 국왕은 2018년 한 대를 터키 대통령에게 기증하는 등 동맹국들과의 관계에 활용했으나, 이 ‘불필요한’ 비행기 한 대가 계속 남아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븐 위트코프가 카타르와 접촉하며 이 비행기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카타르가 제공한 비행기를 직접 보고 매우 만족감을 표시했고, 이후 인수 논의가 진행됐다.하지만 이 과정에서 ‘구매’가 ‘선물’로 뒤바뀐 점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보잉 신형 에어포스 원 인도가 2027년으로 예상되자 백악관과 국방부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 카타르가 정부 간 무상 이전 형태로 넘기는 방안이 거론되었고, 카타르 측이 이에 동의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카타르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선물’ 제공을 인정하지 않으며 “동맹국 간 통상적인 일”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특히 이 비행기는 상업용이 아닌 초대형 제트기로 유지비와 정비가 막대하며, 전용기로 개조하는 데도 수년과 최소 1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기로 활용하려면 미사일 방어 시스템, 첨단 통신 장비, 전자 도청 제거 등의 작업이 필수적이다. 앤드류 헌터 전 공군 차관보는 이 비행기의 도입이 연방 정부에 큰 재정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트럼프 대통령이 받게 될 이 비행기는 도하에서 플로리다까지 왕복 비행만 해도 100만 달러 이상의 운영 비용이 들며, 시간당 2만 5천 달러의 운항비용과 3만 5천 달러의 전세 비용이 드는 초호화 항공기다. 2020년부터 카타르가 매각을 추진했지만, 1억 5천만에서 1억 8천만 달러 가치로 평가받는 비행기는 운영 비용과 유지 문제 때문에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로부터 받은 ‘선물’이 실제로는 구매 요청에 따른 거래였다는 점, 그리고 이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과 미 정부 내 의견 차이를 드러내며, 미국과 카타르 양국 모두 입장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또한 막대한 개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 비행기가 트럼프 임기 내에 실제로 전용기로 운용될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는 전용기 교체 사업의 지연과 함께 이번 논란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의 중동 정책 및 윤리 문제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日 쌀값 폭등 속 日 신임 장관 밈 ‘들썩’
일본 내 쌀값 폭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신임 농림수산상으로 임명된 고이즈미 신지로가 다시금 온라인과 정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차남으로 정치적 배경과 외모 등으로 늘 이목을 끌어온 그는, 특유의 난해한 화법으로 ‘순환논리’와 ‘동어반복’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신지로 구문’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낼 만큼 일본 SNS상에서 여러 차례 희화화된 바 있다. 최근 그가 농림수산상의 중책을 맡게 되면서, 일본 국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언행이 다시 밈(meme)으로 번지고 있다.마이니치신문은 5월 21일자 보도를 통해 고이즈미의 임명 직후 농림수산성 공식 SNS 계정에 쏟아진 각종 댓글들을 조명했다. 네티즌들은 “쌀은 반드시 쌀값으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쌀 가격을 낮춘다는 것은 쌀을 저렴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등, 그의 말투를 차용한 풍자적 댓글들로 쌀값 폭등에 대한 불만을 유머로 표출했다. 이는 고이즈미가 과거 남긴 발언들, 예를 들어 “반성하고 있다면서 반성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은 제 문제라고 반성하고 있다”는 식의 순환적 문장구조가 대중적 밈으로 소비되었던 전력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고이즈미 신지로는 전날 신임 농림수산상으로 취임한 직후 기자들의 “쌀을 직접 사보았느냐”는 질문에 “여러 종류의 쌀을 산다.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즉석밥도 산다”고 답했다. 이는 실언으로 경질된 에토 다쿠 전 농림수산상이 “쌀을 안 사봤다”고 말한 직후였기에 민심 수습용으로 해석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에 대해 “서민 감정을 이해하고 미디어용 멘트를 잘 찾는 정치인”이라며 평가했지만, 여전히 일부 네티즌은 그의 답변을 “동문서답”이라고 비판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이즈미의 임명은 단순한 이미지 정치가 아닌 정치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는 과거 아베 내각에서 환경상을 맡으며 각료 경험을 쌓았고, 자민당 내 농림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어 농업 정책에 일정 부분 관여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농정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여전히 비판의 지점이다. 일부 네티즌은 “나는 쌀을 사봤기 때문에 농림수산상이 될 수 있었다”는 조롱 섞인 댓글을 남기며 그의 전문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 과거 그가 환경상 재직 시 비닐봉지 유료화를 단행했던 것을 기억하는 이들은 “제발 쌀 봉투 유료화 같은 건 하지 말아달라”는 농담 섞인 호소를 올리기도 했다.신임 농림수산상으로서 고이즈미는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쌀값 폭등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겠다”며, “국민의 분노와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쌀 담당 대신’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일본의 농업 정책은 그동안 조직이나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소비자 중심의 개혁이 늦어졌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농정 개혁 의지를 내비쳤다.고이즈미는 2008년 처음 국회에 입성했으며, 이후 2019년 아베 내각에서 환경상으로 발탁되며 본격적인 중앙 정치무대에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도전했지만 3위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그가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게 된 계기 중 하나는 2019년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의 발언이었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는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해 청중들을 당혹하게 만들었고, 이 발언은 한국에서도 회자되며 ‘펀쿨섹좌’라는 별명을 얻는 계기가 됐다.이처럼 고이즈미 신지로는 일본 정치권에서 이례적으로 대중적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그에 대한 기대와 불신이 교차하는 이유는, 수려한 외모와 정치 명문가 출신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내용보다는 화법이나 퍼포먼스로 주목받아온 그의 행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쌀값 대란이라는 민생 현안 앞에서 그의 리더십과 실무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온라인상에서는 그를 향한 냉소와 풍자가 넘쳐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임기를 통해 그가 진정한 정책가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 말레이시아 화웨이 AI 도입 철회 뒤에 숨겨진 미국의 '기술 패권' 실체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디지털통신부가 화웨이 AI 기술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불과 하루 전 테오 니에 칭 차관이 발표했던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구축 계획이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 급격히 뒤집힌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별도의 공식 성명은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19일 칭 차관의 연설이었다. 그는 "2026년까지 화웨이 '어센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서버 3000대를 전국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라며 "해당 기술을 국가 규모로 도입하는 최초 사례가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또한 중국 기업 딥시크가 말레이시아에 AI 기술을 공급할 것이라는 내용도 발표했다.그러나 이 발언은 즉각 미국 측의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AI 고문인 데이비드 색스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내가 경고해온 대로 중국의 AI 기술 생태계(풀 스택)가 완성됐다"며 중국의 전략적 기술 확장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조 바이든 전 정부의 '디퓨전 룰'(AI 확산 프레임워크)을 제때 철회했다. 미국의 AI 생태계도 경쟁을 위해 해방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기술 패권 수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색스의 이 발언은 사실상 미국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졌고, 말레이시아 정부는 하루 만에 입장을 전격 번복했다. 화웨이 측 대변인도 "말레이시아에 어센드 칩이 판매된 적이 없다. 말레이시아 정부 차원의 구매도 없었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이번 사태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 13일 화웨이 어센드 칩 사용이 미국의 수출 통제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직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중국의 첨단 컴퓨팅 칩을 금지하려는 시도에 대한 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말레이시아는 이번 사태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미국은 신흥 시장에서 자국의 AI 하드웨어를 확산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중국산 대체재를 차단하려는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환적지 역할을 맡아 규제 대상인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우회적으로 유출시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블룸버그는 "말레이시아의 화웨이 AI 프로젝트 철회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복잡한 국제적 맥락과 지역 내 긴장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말레이시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외교 정책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제3국의 기술 정책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어린이들 입에서 나온 '뼈있는 질문'에 백악관 대변인 식은땀... 브리핑룸 웃음바다
백악관이 '직장에 자녀 데려오는 날'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개최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의 보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는 출입 기자들과 직원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행사장에 모인 어린이들은 주로 트럼프 대통령의 사생활에 관한 순수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질문들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무엇인가요?"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레빗 대변인은 이에 "내 생각에 대통령은 스테이크를 가장 좋아한다"며 "그와 여러 번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그는 크고 아름다운 스테이크를 좋아했다"고 친절하게 대답했다. 아이스크림에 대해서는 "초콜릿 소스와 토핑을 얹은 선데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 본 적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아이들의 질문이 항상 순수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몇몇 아이들은 대변인을 당황시키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특히 한 아이가 "트럼프 대통령이 몇 명을 해고했나요?"라고 묻자 브리핑룸은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변했다. 이에 레빗 대변인은 활짝 웃은 뒤 "한 사람이 스스로 그만둔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사실상 해고된 사람은 없다"며 "지금까진 아주 좋은 팀이다"라고 침착하게 응대했다.또 다른 아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은 누구인지' 물었다. 레빗 대변인은 "아마 조지 워싱턴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의 집무실에도 워싱턴의 초상화가 걸려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존경한다는 점을 강조한 대답으로 해석된다.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들은 초능력에 관한 질문도 던졌다. 트럼프에게 초능력이 있다면 어떤 능력을 선택할 것 같냐는 질문에, 레빗은 "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면 나라의 모든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는 능력을 원하실 것"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어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며 "오늘 그는 국회의사당에 가서 사람들이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설득해야 했는데, 초능력이 있었다면 손가락을 튕겨 바로 통과되도록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국경 보안 강화와 감세 조치 연장 등이 포함된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통과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행보였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짙은 네이비색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이는 백악관이 방문 기념으로 제공한 선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모자에 적힌 '미국만(Gulf of America)'이라는 빨간색 글씨였다. 이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미국우선주의'를 강조하며 기존의 '멕시코만'을 대체한 명칭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구라 할 수 있다.이번 행사는 백악관의 공식 업무 공간에서 어린이들의 순수한 호기심과 정치적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순간을 연출했으며, 레빗 대변인의 재치 있는 응대가 돋보인 자리였다.
- 쌀값 폭등에 '쌀알못' 인증? 에토 농림수산상, 짐 쌌다!
일본 농림수산상 에토 다쿠가 쌀값 폭등 속 "쌀을 사 본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결국 경질됐다. 그의 후임으로는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임명되면서 일본 정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에토 농림수산상의 경질은 단순한 인사 조치를 넘어, 쌀값 폭등으로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과 향후 정치 지형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18일, 에토 농림수산상은 사가현에서 열린 자민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지지자들로부터 쌀을 많이 받아 집에 팔 정도로 많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쌀값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쌀값이 급등하여 5kg 기준 소매가가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평균 4,268엔(약 4만 1,200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서민 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나온 에토 농림수산상의 발언은 기름에 불을 붓는 격이었다.이시바 총리는 에토 농림수산상의 발언 논란이 확산되자 처음에는 경고 조치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야당이 에토 농림수산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 제출에 합의하고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에토 농림수산상은 자진 사임 형식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이시바 총리는 후임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임명했다. 고이즈미 신지로는 2008년 28세의 나이로 중의원에 당선된 이후 정치적 경험을 쌓아왔으며, 2019년 아베 내각에서는 환경상을 역임했다. 그는 자민당 내에서도 젊은 개혁파로 분류되며 차기 총리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어 왔다.고이즈미 신지로의 농림수산상 임명은 쌀값 안정이라는 당면 과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향후 정치 구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그가 쌀값 안정에 성공한다면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예상되는 총리 교체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쌀값 안정에 실패할 경우에는 선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쌀값 문제는 이번 여름 선거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고이즈미 신지로는 한국에서는 환경상 재임 시절 "기후변화 문제는 즐겁고, 쿨하고, 섹시해야 한다(Fun, Cool, Sexy)"는 발언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펀쿨섹' 발언은 당시 국제사회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독특하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그가 쌀값 폭등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리고 이를 발판 삼아 총리직에 도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의 정치적 행보는 일본 정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주목받는 이슈가 될 것이다.
- 中·태국 코로나 급증에 ‘비상’
태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며 중화권을 중심으로 번지던 감염 증가세가 아세안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태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2주간 누적 확진자가 약 5만명에 달하며, 일선 의료현장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질병통제국(DDC)은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집계된 주간 신규 확진자가 3만3030명으로 전주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입원 환자는 1918명, 사망자는 2명으로 집계됐다. 태국 수도 방콕은 6290명의 확진자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30대 환자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이번 재확산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태국 최대 축제인 송끄란이 지목되고 있다. 4월 중순 열린 송끄란은 물을 뿌리는 전통 행사로 수백만 명의 인구가 대규모로 이동하며 밀접 접촉이 이루어졌다. 특히 올해는 팬데믹 이후 사실상 첫 전면 재개였던 만큼, 감염 확산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방콕시는 백신 접종을 다시 확대하고 병상 확보에 나섰으며, 시민들에게는 마스크 착용과 증상 발생 시 자가검사를 권고하고 있다.태국 보건당국은 "현재 확산세는 통제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고 있으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태국 내 확진자 수는 11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감염 추이가 예년과 달리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방역 당국이 더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은 중화권에서도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홍콩에서는 최근 4주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에 달했으며, 확진율도 13.7%로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지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의 공공병원 소아병동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아동 환자로 가득 찬 상황이다. 이는 미접종 인구를 중심으로 한 재확산이 지역 내 방역체계를 다시 압박하고 있다는 방증이다.중국 본토에서도 확진자 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양성률은 3월 말 7.5%에서 5월 초 16.2%로 급등했다. 특히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를 중심으로 중증화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달 들어 확진자는 28%, 입원자는 30% 증가하며 의료부담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다만 중국에선 이번 확산세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중국의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공정원 원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유행하는 XDV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력은 강하지만 병원성은 약하다”고 분석했다. 중 원사는 “이번 유행은 6\~8주 내 정점을 찍고 잦아들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는 조기 진료가 필수적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감염 초기 증상으로 인후통, 기침, 피로감을 언급하며, 독감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또한 코로나19가 계절성 감염병처럼 유행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후와 유행 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향후에도 간헐적으로 지역 유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전 세계가 ‘포스트 팬데믹’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지역별 재확산 사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률, 방역완화, 인구 밀도, 문화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며 감염 곡선이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태국과 중화권 사례는 여름철로 접어드는 시점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각국 방역당국은 기존 대응 수단을 점검하고, 고위험군 보호 및 의료대응체계 보완에 다시 집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푸틴, 전쟁 주도권에 트럼프 침묵..‘승리의 추는 러시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전화 통화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정 각서를 제안할 뜻을 밝히며, 일종의 협상 전환 시그널을 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사실상 푸틴의 입장을 묵인하거나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기조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21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전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와 중재 의지를 피력했던 반면, 통화 이후에는 유럽 국가들과의 제재 공조에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이는 푸틴의 의도대로 전쟁 상황이 흘러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러시아의 외교·군사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하세가와 유키 일본 방위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가 통화 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중재자로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통화 후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의 문제로 선을 그으며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인상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제사회에 미국의 영향력이 후퇴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특히 푸틴이 제안한 평화협정 각서가 휴전 없이 체결될 경우, 협상의 주도권은 전적으로 러시아에 넘어가게 된다. 하세가와 연구원은 “트럼프가 이 과정을 뒷받침하면 러시아 주도로 협상이 전개되고, 미국은 사실상 들러리가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트럼프가 푸틴에 말려들고 있다”고 경고했다.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미국 측에 30일간의 전면 휴전을 제안하며 트럼프가 이를 러시아에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통화 이후 트럼프는 관련 언급을 삼간 채 오히려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에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실망감을 안겼을 뿐 아니라,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러시아는 이러한 흐름을 기회 삼아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 브리핑에서 “이제 키이우의 선택만 남았다”며 “중대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건설적인 태도를 취해야 국가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압박을 가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시간을 벌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하다”며 “푸틴은 휴전을 수용하지 않고 각서를 체결하자고 역제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는 줄곧 정상 간 직접 회담을 통해 전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지만, 푸틴은 이를 외면한 채 각서를 통해 자신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역시 이번 각서 제안이 러시아에 유리한 시간 벌기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기한이 없는 원칙만을 논의하는 방식은 실질적 성과 없이 시간을 지연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이 시간 동안 러시아는 전황을 자신들의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또한 이날 관련 발언을 통해 “각서는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면서도 “실질적 내용을 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는 협상 제안을 수차례 했고,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남은 길은 무조건 항복뿐”이라고 말해 강한 압박 의지를 드러냈다.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나토(NATO) 가입 포기와 같은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전쟁 지속 또는 항복 외엔 선택지가 없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푸틴의 이러한 강경 발언은 트럼프와의 통화 이후 자신감이 한층 더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아사히신문은 이러한 러시아의 공세적 태도 배경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암묵적인 ‘사실상 승인’을 받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통화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조건은 양측의 협상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또한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대러 제재 강화에 대해서도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미국의 확고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큰 부담이자 러시아에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이처럼 전황이 러시아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태도가 향후 미국의 외교 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우크라이나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가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 트럼프 '해리스, 연예인들에게 공연료로 위장해 지지 대가 지불'... 비욘세 등 겨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한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불법 금품 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했던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비욘세,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 그리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연예인들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는 선거 운동 중에 스프링스틴의 형편없는 공연에 돈을 얼마나 줬느냐"라고 물으며, "만약 그가 해리스의 팬이라면 왜 돈을 받았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비욘세의 사례를 들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보도에 따르면 비욘세는 무대에 올라 카멀라를 재빨리 지지한다고 말하고 한 곡도 부르지 않은 채 야유 속에 퇴장하면서 1100만달러(약 153억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행위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후보가 공연 대가로 위장해서 지지 선언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데 카멀라는 그렇게 했다"면서 "이는 별로 없던 유세 관중을 부풀리기 위한 매우 비싸고 절박한 시도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최고 수준의 불법 선거 사기이자 불법 선거 기부"라고 규정하며, "이 문제에 대한 대규모 수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예인들의 선거 캠페인 참여가 단순한 지지 표명이 아닌 금전적 대가를 받은 거래였다는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 연예계에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최근 영국 공연에서 트럼프 정부를 "부패하고 무능하며 반역적인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선거 과정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해온 그의 행보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신을 비판하는 연예계 인사들에 대한 반격의 성격도 띠고 있어, 향후 미국 정치권과 연예계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수사를 요청할 경우, 해당 연예인들과 해리스 전 부통령 측의 대응과 함께 미국 사회 내 정치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비판세력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교황 레오 14세, 공식 직무 시작..‘화합과 단결’ 강조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가 1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를 통해 제267대 교황으로 공식 직무를 시작했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과 각국 대표단 약 150여 개가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으며, 바티칸은 성 베드로 광장과 주변에 모인 인원을 약 20만 명으로 추산했다.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미사에서 처음으로 교황 전용차인 ‘포프모빌’을 타고 성 베드로 광장에 등장해 군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그는 먼저 성 베드로 대성전에 입장해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의 무덤을 참배하며 신성한 직무를 시작했다. 이어 성 베드로 광장에 마련된 제단으로 올라가 본격적인 즉위 미사를 집전했다.이날 미사의 하이라이트는 교황 권위의 상징인 ‘팔리움’과 ‘어부의 반지’ 착용 의식이었다. 팔리움은 흰 양털로 만든 어깨띠로, 잃어버린 양을 어깨에 메고 돌아오는 선한 목자를 상징한다. 한때 38cm 높이의 교황관이 즉위 미사에 사용됐으나 1978년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이 교황관 착용을 거부한 이후 팔리움이 교황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 의식물이 됐다. 레오 14세는 도미니크 맘베르티 모추기경으로부터 팔리움을 전달받았다.또한 ‘어부의 반지’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자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후계자임을 상징하는 중요한 권위의 상징이다. 성 베드로가 어부였던 데서 유래했으며, 모든 교황은 각자의 고유한 반지를 갖는다. 레오 14세 교황의 반지 바깥면에는 성 베드로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으며, 안쪽에는 ‘LEO XIV’와 교황 문장이 각인되어 있다. 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순금 대신 금 도금 반지를 선택했다. 교황은 오른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잠시 기도에 잠긴 뒤 두 손을 모아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이후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다양한 국적의 신자 12명이 교황 앞으로 나와 복종을 맹세하는 의식이 이어졌다. 이 의식은 전 세계 신자들이 교황을 정당한 지도자로 받아들이고 따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레오 14세는 자신의 첫 강론에서 이탈리아어로 “사랑과 일치, 이 두 가지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맡기신 사명의 핵심”이라며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일치(unity 또는 united)’를 7차례, ‘화합(harmony)’을 4차례나 언급하며 가톨릭 교회의 내적 단합과 화합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큰 소망은 하나 된 교회가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로 분열된 가톨릭 내부의 통합을 희망했다.미사에는 미국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각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이어 3주 만에 다시 바티칸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미사 전 밴스 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도 포착됐는데, 두 사람은 올해 초 백악관에서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였던 이력이 있어 화제가 됐다.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예고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압박에 나서고 있어, 바티칸이 후속 종전 협상 장소로 물밑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6일 튀르키예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년 만에 고위급 대면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교황청은 바티칸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후속 종전 협상 장소로 제공할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즉위 미사가 끝난 직후 레오 14세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각국 정상과 고위급 인사를 접견하며 국제 평화와 화해를 위한 외교적 역할을 본격화했다.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는 약 20만 명의 신자와 시민들이 모여 새 교황의 즉위를 축하하며 새로운 가톨릭 시대의 시작을 함께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가톨릭계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그의 임기 동안 교회의 통합과 평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롤렉스 대신 까르띠에? '시계 거품' 꺼지고 주얼리로 대이동
글로벌 부유층의 소비 패턴이 고급 시계에서 최고급 주얼리로 급격히 이동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형성된 풍부한 시장 유동성으로 인한 고가 소비재 구매 열풍의 여파로, 특히 시계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스위스 럭셔리 그룹 리치몬트는 2025 회계연도 1분기(1~3월) 51억 7000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실적은 주얼리 메종 부문의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이 주요 원동력이 됐다. 2025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214억 유로로, 전년 대비 4% 성장했으며, 특히 주얼리 부문은 8%의 성장률을 보이며 리치몬트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리치몬트는 반클리프앤아펠, 까르띠에, 부첼라티 등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브랜드의 호실적이 그룹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피아제와 로저드뷔 등이 포함된 스페셜리스트 워치메이커 부문은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리치몬트 측은 "글로벌 시계 시장이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위축됐으며,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급 시계가 주얼리와 달리 장기적 투자 또는 평생 소장품으로 인식되는 특성 때문에 수요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상황과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교체 착용하는 주얼리나 가방과 달리, 시계는 한 제품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글로벌 럭셔리 제품 부문 책임자인 루카 솔카는 "코로나19 이후에는 개와 고양이까지 시계를 살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다"며 "그 과잉 수요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계 시장은 앞으로도 한동안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업계 관계자들은 리치몬트 그룹이 시계 의존도를 낮추고 주얼리 부문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럭셔리 패션과 가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주얼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향후 사업 전망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AJ벨의 투자이사 러스 몰드는 "스위스 프랑 강세, 금값 상승, 관세 압력 등 거시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회사가 심각한 외부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요한 루퍼트 리치몬트 회장 역시 "지속되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높은 유연성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럭셔리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가 단기적 현상이 아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특히 MZ세대 부유층을 중심으로 '과시적 소비'보다는 '가치 투자'로서의 럭셔리 제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시계보다 희소가치와 자산 가치를 동시에 지닌 고급 주얼리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