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슈미르 테러 후폭풍... 핵전쟁 위기에 '깊은 우려'
카슈미르 총기 테러 이후 격화된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에 대해 한국 외교부가 양측에 자제력 발휘를 촉구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7일 공식 입장을 통해 "역내 긴장 완화와 평화 회복을 위해 양측이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금번 테러 이후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또한 "정부는 관련 정세를 예의 주시하는 한편, 우리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한 논의에 적극 참여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이번 갈등은 지난달 22일 분쟁지역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가 발단이 되었다. 이 테러로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두 국가 간 갈등이 급격히 고조되었다.갈등은 7일(현지시간) 새벽 인도군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인도의 이러한 군사 행동에 파키스탄은 즉각 반발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의 공격으로 민간인 2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작전이 '전쟁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카슈미르 지역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각각 일부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분쟁지역으로, 양국은 1947년 독립 이후 이 지역의 영유권을 두고 세 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특히 두 나라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때마다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의 평화 유지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국제사회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 양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충돌이 더 큰 군사적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의 '신두르 작전'이 파키스탄 영토를 직접 타격한 것이어서 파키스탄의 보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양국 간 갈등은 단순한 국경 분쟁을 넘어 종교적, 역사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도는 힌두교가 주류인 반면, 파키스탄은 이슬람교가 국교로 지정되어 있어 종교적 갈등 요소도 크다.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인도-파키스탄 간 갈등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양국 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암웨이 출신에서 버블티 거물로... 아운티제니 창업자의 1조 5천억 신화
중국 버블티 시장의 강자 '아운티제니(Auntea Jenny, 후상아이)'가 홍콩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주당 113.12홍콩달러의 공모가로 8일 상장을 앞둔 아운티제니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2억 7300만 홍콩달러(약 3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곡물 토핑을 올린 밀크티와 신선한 과일차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 이 브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전역에 9100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며 버블티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이번 상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될 이들은 아운티제니의 창업자 부부다. 산웨이쥔과 저우롱롱 부부의 순자산은 무려 11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48세 동갑내기인 이들은 과거 암웨이에서 영업 관리자로 함께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2013년 11월 상하이에서 첫 매장을 열며 버블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불과 10년 만에 이들은 중국 음료 시장의 거물로 성장하며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최근 중국에서는 밀크티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받으며 관련 브랜드 창업자들이 속속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서 '차지(Chagee, 패왕차희)'의 창업자 장쥔제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억만장자가 됐으며, 중국 내 4만 5000개 매장을 보유한 '미쉐그룹(Mixue Group, 미쉐빙청)'도 최근 홍콩 증시에 상장해 8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성공 이면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10년간 빠르게 확장된 중국의 차 프랜차이즈 시장이 현재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실제로 중국의 도시 곳곳, 쇼핑몰과 길거리마다 수많은 버블티 매장이 들어서면서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진단도 나오는 상황이다.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버블티 산업에 대한 투자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일부 관련 기업들은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중국 버블티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아운티제니 역시 올해 말레이시아 시장에서의 매장 확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의 버블티 열풍은 단순한 음료 트렌드를 넘어 거대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형성했다. 특히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와 SNS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브랜드 간 차별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버블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동남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 중국 밀크티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글로벌 확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아운티제니의 홍콩 증시 데뷔는 중국 버블티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들이 과열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음료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지, 또 다른 버블티 브랜드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미중, '살인적 관세' 뚫고 스위스서 첫 무역 대화
100%가 넘는 살인적인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사실상 경제적 '단절' 상태에 놓였던 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대화의 물꼬를 튼다. 이번 주 스위스에서 양국 고위 관계자들이 만나 얼어붙었던 무역 관계의 해빙을 위한 첫 공식 협상에 나서는 것이다. 수년간 이어진 강경 대치로 양측의 자존심 싸움이 극에 달한 만큼, 당장 극적인 관세 인하 합의 같은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대화 자체가 끊겼던 상황에서 다시 마주 앉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중국 상무부는 7일 발표를 통해 허리펑 부총리가 스위스 방문 기간 중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본격화한 이후 양국 간 첫 고위급 공식 무역 협상이다.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허 부총리는 9일부터 12일까지 스위스에 머물며 베선트 장관과 만날 예정이지만, 정확한 회담 날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이번 만남을 두고 양국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중국 측은 이번 대화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한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 고위층이 관세 조정 가능성을 흘리며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내왔고, 중국이 이를 신중히 검토한 끝에 대화에 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측은 이번 만남의 의미를 축소하며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 베선트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고율 관세는 사실상 '금수 조치'와 같다며, 미국은 디커플링이 아닌 공정한 무역을 원하지만 이번 회담이 대규모 무역 협상은 아니라고 말했다.이처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회담에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미국이 먼저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등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직시하고 진정성을 보여야 하며, 동등한 협의를 통해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 간판을 달고 계속 협박·공갈한다면 절대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과 정의를 희생하며 합의를 모색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사실상 미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이다.반면 미국은 공정한 무역을 원한다고는 하지만, 중국이 요구하는 '선제적인 관세 조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 역시 현재의 고율 관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는 양국 모두 자국의 체면과 협상력을 잃지 않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느냐를 두고 벌이는 '치킨 게임' 양상이 여전한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단절 상태였던 양국 고위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마주 앉아 무역 문제를 논의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 방송은 이번 회담이 "트럼프가 촉발한 무역 전쟁을 잠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미국과 중국이 시작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첫 만남에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대화의 채널이 다시 열렸다는 점은 향후 추가적인 협상과 단계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두기 때문이다.이번 스위스 회담이 꽁꽁 얼어붙었던 미중 무역 관계에 작은 균열이라도 낼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첫걸음이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트럼프, '외국영화 관세' 하루 만에 번복.."아직 최종결정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 영화산업을 보호하고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외국산 영화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이 자국 영화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를 다시 만들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그러나 이러한 발표는 하루 만에 백악관의 입장 변화로 이어졌다. 백악관은 5일 성명을 통해 외국 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의 쿠시 데사이 부대변인은 “영화산업 관계자들과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듣고 검토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할리우드 영화 산업을 지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영화 산업 관계자들과 만나 그들이 만족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영화 산업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이번 발언은 미국 영화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 영화산업은 해외에서의 수익이 매우 중요한 구조로 되어 있다. 미국 영화협회(MPA)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미국 영화산업은 153억 달러(약 21조 원)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외국 영화에 대한 100% 관세는 다른 국가들이 보복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높이며, 이에 따라 미국 영화 산업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영화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대부분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미국 영화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할리우드의 많은 영화는 해외에서 촬영되고, 일부는 외국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와 낮은 인건비를 활용해 제작된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가 감소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업계 전문가들은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한 영화 투자자는 “세금 혜택을 통해 제작비를 줄여야지, 관세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오히려 미국 내 영화 제작 비용만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관세 부과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도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는 실물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를 어떻게 관세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다.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제공되는 영화가 관세 부과 대상이 될지 여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분석가들은 관세 부과에 대한 명확한 방침이 나올 때까지 영화 산업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영화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그는 5일 의약품 제조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을 서명하며, 의약품에 대한 관세율과 발표 시기를 향후 2주 이내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인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도 임박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의약품과 반도체 수입의 국가 안보 영향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이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영화 산업뿐만 아니라, 미국 내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무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화 산업 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75억 달러 규모의 연방 영화 세액 공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영화 산업을 활성화하고, 영화 제작을 유치하는 중요한 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는 자국 영화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의 토니 버크 내무부 장관은 “호주 영화 산업 권리를 위해 단호하게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뉴질랜드의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도 자국 영화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 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영화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 러시아도 놀란 美-우크라 광물 협정…미 "러시아 침공" 명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5,000만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공식 승인하면서 양국 관계에 중대한 전환점이 도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재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무기 공급을 허용함에 따라,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러시아를 옹호하던 기존 노선에서 벗어나 점차 압박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미국 국무부가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에 우크라이나에 5,000만 달러 이상의 군사장비와 서비스 판매를 허용하는 ‘직접상업판매(DCS)’를 승인했다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방산업체들이 정부의 중개 없이 직접 우크라이나와 무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무상 지원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국무부는 거래 세부 내용은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어 어떤 무기가 제공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시아 정책 변화 신호로도 해석된다. 그는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가 집행했던 60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패키지를 전면 중단하고, 이미 제공되었던 무기 수송까지도 멈췄다. 하지만 이번 DCS 승인은 미국산 무기가 다시 전장에 투입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이러한 전환은 지난달 30일 체결된 미국-우크라이나 간 광물협정에서도 예견된 바 있다. 해당 협정에서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희토류 개발권 일부를 미국과 공유하기로 했으며,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무기 판매라는 방식으로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 소식통은 이 협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첫 번째 실질적인 선의의 표시”라고 평가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당 협정을 “평등하고 역사적인 협정”이라고 표현하며, 곧 의회 비준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협정문에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이 명시됐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이 전쟁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 변화가 공식 문서에 반영된 첫 사례로 주목된다.그러나 이번 무기 판매는 이전과 같은 무상 지원이 아닌 상업적 거래 방식이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전략 조정이 필요해졌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제 우리는 돈을 주고 무기를 사야 한다”며 “미국산 핵심 무기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특히 자국에서 생산이 불가능한 정밀 타격 무기나 방공 시스템 등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한편 미국 CNN은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이상 우크라이나 영토 추가 점령을 추구하지 않고 있으며, 기존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받는 형태의 종전 협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과 국제 제재, 서방의 군사·경제 지원이 러시아의 전략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는 이러한 미국-우크라이나 간 협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정권을 굴복시켜 자국 광물 자원으로 미국 무기 대금을 지불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국부를 담보로 안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정치 분석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을 통해 전쟁 지출의 정당성을 확보했고, 이는 러시아의 전쟁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이 친(親)우크라이나 노선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도 이번 협정을 양국 간 전략적 연대의 상징으로 강조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완전히 입장을 같이 한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 베선트 장관과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워싱턴에서 광물 협정에 공식 서명했으며, 미국은 이 협정에서 처음으로 러시아 침공을 명문화했다.이번 결정은 미국이 평화 협상에 대한 실질적 움직임 없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동시에 압박을 가하는 새로운 국면으로도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미국에 “러시아는 더 많은 희토류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광물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자원 협상을 계기로 전략적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시도로 보인다.미국의 무기 판매 승인과 자원 협정 체결은 단순한 경제 거래를 넘어, 국제 정세 속에서의 입지와 영향력 확보를 위한 외교적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우크라이나 정책을 이어갈지, 러시아와의 관계는 어떤 국면으로 접어들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 트럼프 100일, 닉슨 이후 최악 증시 폭락... 美 경제 3년 만에 역성장 '충격'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 지갑을 닫고 있는 모습이다.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1분기 미국 내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이던 2020년 2분기 8.7% 하락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맥도날드의 전체 매출은 59억6000만 달러(약 8조5700억원), 순이익은 18억7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씩 하락했으며, 모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맥도날드 CEO 크리스 켐프친스키는 "지정학적 긴장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소비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며 "일부 고객들은 맥도날드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대신 집에서 먹거나 아예 식사를 거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분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패스트푸드 업계 방문은 10% 감소했고, 중산층 소비자들의 방문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고 있다.패스트푸드 매장은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다양한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어 소비자 지출과 심리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그러나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치폴레, 스타벅스, 피자헛, FTC, 도미노피자 등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들의 1분기 미국 내 매출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도미노피자 CEO 러셀 와이너는 "사람들이 현재 경제 상황에 확신을 갖기 전까지는 저축을 꺼내 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항공업계도 침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델타, 아메리칸, 알레스카, 사우디웨스트, 프론티어 등 주요 항공사들은 올해 실적 전망(가이던스) 제시를 보류했다. 델타 항공은 "수요가 대부분 정체돼 있고, 견고한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연간 전망을 제시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제조업 분야에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주요 제조업 지수에 따르면 기업들은 4월 생산, 고용, 주문을 모두 줄였다. 노동부는 4월 넷째 주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24만1000건으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 대비 1만8000건 증가한 수치로, 2월 말 이후 최고치다. 실업 수당 청구 건수도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192만건으로 증가해 노동 시장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연초 이후 4.2%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8.3%, S&P 500 지수는 4.7% 떨어졌다. 뉴욕 증시는 이번 주 상승세를 보였지만, 관세 충격으로 인한 하락폭이 컸던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간 주식 시장의 폭락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이런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는 6일 회의를 열고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상황을 주시하며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3% 감소해 3년 만에 역성장했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도 2.6%로 높아졌다. 리서치 회사 LH 마이어의 이코노미스트 데릭 탱은 "연준이 현재 직면한 과제 중 하나는 전통적인 확정 지표와 다양한 비전통적 지표들에서 나오는 신호들을 구분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 노래 한 곡에 교황 꿈 날아간 추기경
차기 교황 선출을 앞두고 유력 후보인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7)이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부른 과거 영상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2019년 녹화된 이 영상이 다가오는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를 앞두고 소셜미디어에서 재조명되며 가톨릭 보수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특히 캐나다의 보수 가톨릭 매체 '라이프사이트뉴스'는 엑스(X)를 통해 "가톨릭 교리에 대한 배신"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매진'의 가사 중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Imagine there's no Heaven)라는 구절을 문제 삼으며, 이 같은 반기독교적 가사를 부른 인물은 교황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코리에레델라세라의 보도에 따르면, 타글레 추기경은 문제가 된 그 가사를 실제로 부르지 않았다.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타글레 추기경이 종교적으로 민감한 일부 가사를 의도적으로 생략했음이 확인된다. 신문은 또한 1996년 이탈리아 가수 잔니 모란디가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같은 곡을 부를 때도 반종교적 가사를 수정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논란이 과장됐음을 시사했다.'아시아의 프란치스코'라 불리는 타글레 추기경은 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찬가지로 유머와 겸손함, 진보적 성향으로 유명하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을 충실히 따르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배경에서 가톨릭 내 보수 세력은 또 다시 진보적 성향의 교황이 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인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가톨릭 보수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임 기간 동안 성경과 교리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비판하며, 다가오는 콘클라베를 교회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보수파 교황 후보로 거론되는 독일의 게르하르트 뮬러 추기경은 최근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통파 교황이 선출되지 않는다면 교회가 두 갈래로 쪼개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이번 논란은 단순한 노래 한 곡의 문제를 넘어, 가톨릭 교회 내 진보와 보수 진영 간의 깊은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는 다음 달 7일 시작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교황 후보들에 대한 검증과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타글레 추기경 측은 아직 이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는 이러한 공격이 교황 선출을 앞둔 정치적 공세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회 내 진보와 보수 간의 대립 구도 속에서, 차기 교황이 어떤 성향의 인물로 결정될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트럼프 "교황은 내가 할게"... 가톨릭 신자들 '발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청의 새 교황 선출을 앞두고 자신이 교황이 되고 싶다는 농담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지시간 29일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미시간주로 향하던 중 기자들과 만났다.이 자리에서 기자들이 차기 교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호를 물었고, 그는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 그게 내 넘버원 선택이다"라고 응답했다. 이어서 그는 "모르겠다. 난 선호가 없다"며 말을 이어갔다.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뉴욕이라는 곳에 매우 훌륭한 추기경이 있다. 그러니 우리는 어떻게 되는지 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뉴욕의 추기경은 티모시 돌런 추기경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돌런 추기경은 현재 거론되는 유력한 교황 후보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그의 평소 스타일대로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종교 지도자 선출이라는 엄숙한 주제에 대해서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는 그의 성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가톨릭 신자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한편, 교황청은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를 내달 7일 시작할 예정이다. 콘클라베는 80세 미만의 추기경들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비밀 투표를 통해 새 교황을 선출하는 전통적인 의식이다.교황은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로서, 가톨릭교회의 수장이자 바티칸시국의 국가원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새 교황 선출은 단순한 종교 지도자 교체를 넘어 국제 정치와 외교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으로 여겨진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종교 관련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으며, 특히 기독교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는 그의 이민 정책과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한 입장으로 인해 의견이 나뉘어 있는 상황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농담이었지만, 교황 선출이라는 가톨릭교회의 중요한 시기에 나온 만큼 일부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다. 백악관 측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순전히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 '국제법 위반 vs 주권국 협력'... 북-러 밀월에 미국 '발끈'
미국 국무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현지시각 29일 브리핑에서 "북한과 같은 제3국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시켜 왔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브루스 대변인은 "북한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이 이 참사를 조장하고 있으며, 그들의 행동이 전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우리는 북한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를 위한 북한의 군대 파견과,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대가성 지원은 모두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더 나아가 브루스 대변인은 러시아의 북한군 훈련에 대해서도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조, 1874조 및 2270조를 직접 위반한다"며 "이 결의들은 북한에 대한 군사 훈련 또는 지원의 제공 및 수수를 광범위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이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국제법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한편, 미국의 종전 협상 중재 노력과 관련해서도 주목할 만한 발언이 나왔다. 브루스 대변인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며 "지금은 양측(러시아·우크라이나)이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구체적 제안을 제시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 진전이 없다면 우리는 중재자 역할을 그만둘 것"이라고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노력에 진전이 없을 경우 개입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시사한다. 브루스 대변인은 "루비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히는 사람들이며, 미국 국민은 이 과정을 공개적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발언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단순한 군사적 지원을 넘어 국제 질서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미국의 인식을 보여준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노력에서 양측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의 개입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경고로도 해석된다.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최근 몇 달간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일으켜 왔으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를 강력히 비난해왔다. 이번 미 국무부의 발언은 이러한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 中·러 밀착 가속.中왕이 "'불량배'에 침묵하면 끝장나"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브릭스(BRICS)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국의 무역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브릭스 국가들의 단결과 다자무역 체제 수호를 촉구했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2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최근 미국이 자유무역 원칙을 저버리고 관세를 무기 삼아 각국에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오랜 기간 자유무역의 중심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지만, 이제는 관세를 조건으로 삼아 다른 나라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태에 침묵하고 양보한다면 불량배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될 뿐"이라고 경고했다.왕 주임이 언급한 '바링(覇凌)'은 약자를 괴롭히거나 왕따시키는 행위를 뜻하는 표현으로,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했을 때부터 중국이 미국의 무역정책을 비판하는 데 사용한 용어다. 당시에도 중국은 미국을 국제사회의 '불량배'로 지목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왕 주임은 이날 회의 발언을 통해 브릭스 국가들이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단호히 반대하고, 규칙에 기반한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릭스 국가들은 다자무역의 핵심 가치와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하며, 무역 자유화와 편리화를 적극 촉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왕 주임은 또한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 중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와 별도로 회담을 갖고,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브릭스 국가들이 더욱 굳건히 단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일방주의와 다자주의 간 대결이 심화되고 있으며, 패권을 옹호하려는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브릭스 국가들의 단결과 협력은 그 전략적 가치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정세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 간 상호신뢰와 지원은 변함없다"며 두 나라 간의 긴밀한 협력을 거듭 확인했다.왕 주임은 브릭스 창립 회원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브릭스 체제 내에서 조정과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광범위한 개발도상국 및 신흥 경제체와의 단결을 심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 역시 왕 주임의 발언에 동의하며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러시아와 중국 간 긴밀한 상호작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특히 양국 간 주요 정상 교류를 준비하는 작업을 강조했다.라브로프 장관은 내달 모스크바에서 열릴 전승절 80주년 행사와 9월 베이징에서 열릴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행사에 대해 언급하면서, 두 나라가 서로의 주요 기념행사에 적극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기를 고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9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행사에도 러시아가 적극 협력하고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두 장관은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한반도, 이란 핵 문제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서는 러시아 측이 최신 상황을 공유하고, 양국이 긴밀한 외교적 조율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는 양국이 단순히 경제나 무역 분야를 넘어 외교·안보 이슈에서도 긴밀한 연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한편 이번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 이후 첫 번째 주요 회동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브라질, 인도, 남아공,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확대된 10개국 체제 하에서 개최됐다. 왕 주임과 라브로프 장관은 이러한 확대 브릭스 체제가 기존 G7 중심의 서방 주도 국제질서에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브릭스 내 협력 강화를 위해 공동 노력을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중국 외교부는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브릭스는 다극화 세계의 중요한 건설자이며, 각국의 평등과 공동 발전을 촉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브릭스 국가들은 일방주의, 보호주의, 패권주의에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주임의 이번 발언과 외교 행보는 미국과 서방의 압박 속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포함한 비서방권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새로운 국제 규범 형성을 주도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