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보와 무당 방울이 런던 미술계를 뒤흔든 이유...영국인들도 놀란 '한국적 미학'
영국 현대미술계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터너상'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계 작가가 최종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테이트 미술관은 23일(현지 시간) 2025년 터너상 최종 후보 4인에 제이디 차(한국명 차유미·42)가 포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캐나다 출생의 차 작가는 한국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 전통문화와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마고 할미, 바리공주, 구미호 같은 한국 전설과 무속 문화, 조각보 등 한국적 요소를 현대 미술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터너상 심사위원단은 "차 작가가 한국 무속문화의 황동 방울이나 보자기를 활용해 만든 생생한 조각, 사운드, 설치 작품이 깊은 사유와 매혹적인 예술 세계를 정교하게 보여주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차 작가의 작품은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화적 정체성과 신화적 상상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이번에 후보로 선정된 작품은 2024년 2월부터 6월까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샤르자 비엔날레 16'에 출품한 설치 작품 '심해의 메아리를 가로지르는 달빛 고백: 당신의 조상은 고래, 지구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이다. 이 작품은 스페인 출신의 베니토 마요르 발레호 작가와의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깊은 바다와 고래의 이미지를 통해 조상과 기억, 지구 생태계의 연결성을 탐구한다.차 작가는 이전에도 제주 해녀에게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2022년 제주비엔날레에 참가한 바 있으며, 2023년에는 스페이스K 미술관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현재는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소식을 접한 차 작가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처럼 평범한 예술가의 작품을 좋게 봐주어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이 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1984년 영국의 대표적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터너상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애니시 커푸어, 데이미언 허스트 등 세계적인 미술가들이 수상한 바 있다. 차 작가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은넨나 카루, 이라크 출신의 모하메드 사미, 영국의 레네 마티치다.최종 수상자는 오는 12월 9일 영국 웨스트요크셔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계 작가의 첫 터너상 후보 진출은 국제 미술계에서 한국 문화와 예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역사도 배우고 재미도 챙기고..예산 윤봉길 평화축제로
매헌 윤봉길(1908∼1932) 의사의 4·29 상하이 의거와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제52회 윤봉길 평화축제가 윤 의사의 고향인 충남 예산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윤 의사의 정신을 되새기고 평화의 의미를 공유하는 장으로 마련된다.23일 예산군에 따르면 '윤봉길, 나는 평화의 길을 택했다'라는 주제의 제52회 윤봉길 평화축제가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덕산면 충의사 일원에서 개최된다. 이 축제는 윤 의사의 위대한 업적을 기념하고 그의 평화 사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열리는 예산군의 대표적인 행사다.㈔매헌윤봉길월진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머물고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축제장 내에 인디언 텐트 등 가족형 쉼터를 조성하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기획됐다.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윤 의사의 평화 여정을 따라가며 그의 발자취와 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6단계 미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각 단계를 수행하며 윤 의사의 삶과 사상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또한 지역 크리에이터와 협업한 도슨트 프로그램이 마련돼 충의사 일원의 역사적 의미와 축제의 내용을 더욱 깊이 있게 안내한다. 미래 세대에게 윤 의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그림 그리기 대회와 시 낭송 대회 등도 열려 축제의 의미를 더한다.축제 기간 동안 행사장에서는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다채로운 공연도 펼쳐져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윤봉길 문화예술단이 준비한 총체극은 윤 의사의 생애와 정신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며 감동을 선사한다. 명인이 선보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공연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버블 공연 등도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예산군 관계자는 이번 축제에 대해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동시에, 모든 방문객들이 즐겁게 참여하고 평화와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축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 친구, 연인 등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아 윤봉길 의사의 정신을 기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번 제52회 윤봉길 평화축제는 단순한 기념 행사를 넘어, 윤 의사의 희생과 평화 정신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모든 세대가 공감하며 참여할 수 있는 문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문객들은 축제를 통해 윤 의사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다양한 체험과 공연을 즐기며 평화와 애국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예산군은 이번 축제가 지역 주민들에게는 자긍심을, 방문객들에게는 깊은 울림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성공적인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 여우락 2025, 이희문표 ‘국악 어벤져스’ 예고
국립극장이 오는 2025년 '여우락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에 소리꾼 이희문을 선임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여우락 페스티벌'은 7월 4일부터 26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과 달오름 극장에서 열린다. 이희문은 전통 민요의 틀을 깬 혁신적인 접근으로 널리 알려진 전방위 아티스트로, 전통음악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2017년 미국 NPR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로 출연해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며, SXSW 뮤직 페스티벌, 뉴욕 링컨센터 등 여러 해외 무대에서도 초청된 바 있다. 이를 통해 이희문은 우리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 전통음악의 매력을 전파해왔다.이희문 예술감독은 2014년부터 여우락 페스티벌과 인연을 맺어 왔다. 그의 '제비·여름·민요'(2014), '한국남자'(2016), '씽씽락락'(2017), '13인의 달아나 밴드'(2019) 등 매 공연마다 참신한 기획과 독창적인 연출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2025년 '여우락 페스티벌' 역시 그의 개성 넘치는 감각이 반영되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콘셉트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립극장의 '여우락 페스티벌'은 '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를 슬로건으로, 한국 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와 소통하며 경계를 허무는 창의적인 무대를 선보여왔다. 2010년 첫 시작 이후, 총 관객 수 8만2000여 명과 평균 9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매년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한 탐구와 재해석을 통해 그 지형을 확장해 왔다. 올해 '여우락'은 '민요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개막작과 폐막작을 포함한 총 12개의 공연을 선보인다. 이희문 감독은 "축제는 결국 재미있어야 한다"는 기조 아래, '여우락'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창적인 콘셉트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참여 아티스트들은 민요의 정신을 지키는 수호자,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금술사, 상상력을 더하는 마법사 등으로 무대에 오른다.2025년 여우락 페스티벌에서는 대중 가수 최백호, 인순이,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현대무용단 모던테이블, 인디밴드 까데호, 클래식 크로스오버 그룹 레이어스 클래식 등 각 세대와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민요를 새롭게 해석하며, 각자의 음악 언어로 독특한 공연을 펼친다. 이희문 감독은 "민요는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음악이며, 그 진정한 힘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데 있다"며, "이번 여우락은 모두가 기꺼이 빠져들 수 있는, 낯설고도 매혹적인 음악의 세계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2025년 '여우락 페스티벌'의 전체 라인업은 오는 25일 국립극장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또한, 5월 20일에는 총 12개의 공연을 한 번에 관람할 수 있는 '올패스 패키지' 티켓이 6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며, 5월 22일부터는 개별 공연 티켓이 순차적으로 오픈된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여우락 공식 SNS(@yeowoorak)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희문 예술감독은 그동안 여우락 페스티벌을 통해 민속 음악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번 페스티벌에서도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도입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보따리장수에서 SNS 창업까지... 70년 '여사장' 혁명의 비밀
오늘날 동네 상가를 둘러보면 분식집, 미용실, 네일숍, 애견숍, 수선집, 문구점 등 대부분의 작은 점포는 여성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닌 한국 경제사의 특수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김미선의 책 『여사장의 탄생』에 따르면, 여성 자영업자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생계가 막막했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저자는 이들을 '한국전쟁이 낳은 여사장'이라 정의했다. 당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제한적이었고, 방 딸린 점포에서 자녀 양육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었기에 자영업은 여성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1960-70년대에는 점포뿐 아니라 보따리를 이고 지고 가가호호 방문해 상품을 판매하는 여성 상인들도 많았다. '신앙촌 아줌마'라 불리던 옷 장사 아주머니들은 태산 같은 옷 보따리를 이고 다니며 가정에 방문해 판매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 가장이었다. 시장에서도 야채, 고기, 생선, 건어물, 젓갈 등 대부분의 상점은 여성들이 운영했다.한국경제사학자 이종현은 자영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사 전반에서 실패의 비용을 흡수한 거대한 저수지의 역할"과 "잉여 노동력을 흡수해 실업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으며, "국가 주도의 시기에 제도권 밖에 방치된 시장에서 이들은 국가 경제의 모세혈관 기능"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급속한 산업화로 여성들이 임금노동자로 대거 포섭되기 전까지, 여성의 자영업 비율은 임금노동보다 더 높았다.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여사장'들에게 '여성답지 않다'며 배제와 차별로 대했다. 50-60년대 신문이나 영화에서 '여사장'은 돈만 밝히는 탐욕스럽고 드센 문제적 여성으로 재현되었고, 심지어 성적으로 타락한 여성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는 경제적 능력을 가진 여성을 남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긴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발현이었다.70년이 지난 지금, '여사장'의 현재는 어떨까? 여전히 대부분은 영세한 1인 사업자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장이 '되고픈' 요즘 청년 여성"들의 등장이다. 책방, 소품 숍, 미용 관련 숍, 카페 등에서 젊은 여성 사장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이들 젊은 여성들이 '여사장'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구조적으로 해석한다.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삶과 일상, 미래, 가족 등이 자본, 권력, 국가와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좌우되거나 통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강하며", 페미니즘, 환경, 생태, 돌봄 등 대안적 삶의 방식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자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물론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양극화와 젠더 불평등이 만든 노동 시장 내 차별이 있다. 남성 중심의 기울어진 노동판에서 착취당하며 돈을 버느니, "자신의 취미와 취향, 나아가 삶의 방식을 일에 반영"하는 '여사장'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젊은 여성들의 이러한 대안 추구가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위기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비가시화되었던 여성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기여가 재평가받고, 청년 여성들에 의해 새로운 경제 주체로 발전할 가능성은 분명 기대할 만하다.
- 아미를 위한 특별한 시간! 제이홉 솔로 전시 'AND WHAT?' 오픈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제이홉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특별 전시가 개최된다.22일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제이홉 전시 'AND WHAT?'은 5월 30일부터 6월 22일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동 AK PLAZA 홍대 17층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이번 전시는 제이홉이 솔로 활동을 통해 구축해 온 음악 세계와 예술적 발자취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자리다. 그간 공개된 다채로운 솔로 음원과 다큐멘터리 콘텐츠,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월드투어 등을 통해 제이홉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성장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단순한 음악 활동을 넘어 크리에이티브 영역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온 그의 면모를 집중적으로 다룬다.전시명 'AND WHAT?'은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제이홉의 폭넓고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 새로운 행보에 대한 질문과 기대감을 동시에 담고 있다.이번 전시는 제이홉이 K-팝 아티스트로서 세운 기념비적인 '최초' 기록들에도 주목한다. 2022년 미국 대형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메인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역사적인 순간과, 현재 진행 중인 첫 솔로 월드투어 'j-hope Tour 'HOPE ON THE STAGE''를 통해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 입성한 감격적인 순간들이 전시장 내에 생생하게 구현될 예정이다.제이홉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공간에서는 그의 음악 철학과 팬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진솔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제이홉이 실제 사용했던 마이크와 인이어, 뮤직비디오 및 콘셉트 포토 촬영 시 착용했던 의상 등 그의 솔로 여정을 상징하는 다양한 실물 소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몰입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제이홉은 지난 2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HOPE ON THE STAGE' 투어를 진행하며 북미 6개 도시에서 약 17만 8천여 명의 관객을 만났으며, 현재 아시아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6~27일에는 싱가포르에서 공연을 펼친다.제이홉 전시 'AND WHAT?' 관련 자세한 정보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 내 방탄소년단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뮤지컬 '긴긴밤' 이 던지는 인생 메시지, 진짜 중요한 건?
뮤지컬 <긴긴밤>과 루리 작가의 동명 동화는 생명과 보살핌,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는 작품으로,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동화적 요소를 넘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다. ‘긴긴밤’은 특히 생명의 소중함과 그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며, 주인공인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어린 펭귄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한다.이 작품의 배경은 노든이 처한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출발한다. 노든은 자신이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란 코뿔소임을 알게 되고, 이후 자신과 같은 종을 찾아 세상으로 나가지만, 결국 인간에 의해 가족을 잃고 파라다이스 동물원으로 오게 된다. 이 동물원에서 그는 또 다른 고통을 겪으며, 동물원에서 태어난 코뿔소 앙가부와 만나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하지만, 그들이 경험한 비극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앙가부마저도 뿔 사냥꾼들에게 목숨을 잃고, 전쟁이 터지며 동물원은 불바다가 된다.이 모든 사건 속에서 노든은 외로움과 슬픔을 견디며 길을 떠나고, 그 길에서 알을 소중히 품고 살아가는 펭귄 치쿠를 만난다. 치쿠는 버려진 알을 품고 세상을 만났고, 그 알은 또 다른 펭귄을 태어났다. 그러나 치쿠는 전쟁의 폭격 속에서 세상을 떠난다. 결국, 치쿠의 유일한 유산인 어린 펭귄을 지키기 위해 노든은 그를 품고 바다로 향한다.뮤지컬 <긴긴밤>은 원작 동화의 감동을 무대에서 충실히 재현하고 있으며, 노든과 어린 펭귄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전개는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이 작품은 단순히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랑과 희생,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 노든이 어린 펭귄에게 “살아가는 건 그렇게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생명에 대한 깊은 존중과 사랑을 전달한다. 한편, 뮤지컬의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은 더욱 짙어지고, 이를 관람한 많은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동의 여운을 느낀다. 초반에는 장난스럽던 앳된 얼굴의 남학생들조차 후반부에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단순히 어린아이들의 감정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뮤지컬은 또한, 동화의 내용을 그대로 무대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재현하여 관객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전달한다. 무대 위에서 노든과 어린 펭귄,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이 펼치는 이야기의 전개는 단순히 동화적이거나 판타지적인 요소를 넘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방식,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노든이 어린 펭귄을 위해 끝까지 지켜주려는 의지는 인간의 사랑과 희생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다가온다.루리 작가의 동화는 이러한 감동을 바탕으로, 생명과 사랑,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이를 뮤지컬이라는 형식으로 옮긴 결과, 무대에서 더욱 힘을 발휘한다. ‘긴긴밤’은 단순히 즐거움을 제공하는 작품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예술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극 중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감정선과 성장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뮤지컬 <긴긴밤>은 생명과 사랑, 그리고 존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며,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더욱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어린 펭귄과 노든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생명들이 서로를 보살피며 살아가는 방법을 그리며,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 과학이 밝힌 자연의 힘.."병실 창밖 풍경이 생존률 높인다"
도시의 아침은 분주하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쫓기듯 출근길에 오르며, 교통 체증과 소음 속에 하루를 시작하는 풍경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러나 그런 일상의 틈을 비집고 새소리가 들려올 때면,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어도 몸이 먼저 반응한다. 어깨의 긴장이 풀리고, 숨결이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단순한 기분 탓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이 감각은 인간이 자연과 맺어온 깊은 관계에서 비롯된 ‘생존의 언어’일 수 있다.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생물학과에서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캐시 윌리스 교수는 이러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방대한 자료를 탐독했고, 그 결과를 책 《초록 감각》으로 펴냈다. 이 책은 인간의 오감이 자연에 얼마나 민감하고 정교하게 반응하는지를 입증한 탐험의 기록이다. 단순한 감성이 아닌, 생리적이고 신경과학적인 증거들을 통해 자연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소개한다.자연의 소리가 통증을 줄여준다는 주장은 감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연구로 뒷받침된다. 이란의 한 연구팀은 중환자실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에게 헤드폰을 씌우고 90분 동안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경우와 아무 소리도 들려주지 않는 경우로 나눈 후, 30분 간격으로 통증 수치를 측정했다. 진통제나 진정제는 사용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처음엔 모든 환자가 유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의 소리를 들은 그룹의 통증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비슷한 맥락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새소리, 빗소리, 강물 소리, 폭포 소리, 정글 소리를 들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수술 후 통증을 훨씬 적게 느꼈다. 캐나다 칼턴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다른 실험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자연의 소리를 들은 그룹은 도시의 소리를 들은 그룹이나 무음 상태의 그룹보다 통증, 심박수, 혈압, 불안 수치에서 평균 1.8배 개선된 상태를 보였다. 특히 자연의 소리가 복잡하고 다양한 경우 효과는 더 컸다. 자연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각과 후각 역시 자연과의 상호작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병원 병실 창문 너머로 나무가 보이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무려 세 배나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자연 풍경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생리적 안정감이 증가하는 현상이 여러 차례 관찰됐다.후각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미 향기는 운전자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편백나무와 노간주나무의 향기는 인체의 면역 기능 중 하나인 NK세포(자연살해세포)의 수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향기 입자가 혈류에 직접 작용해 신체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윌리스 교수는 후각이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건강 효과를 얻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경로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그는 현대 의료 시스템에서 자연과의 접점을 처방하려는 시도가 존재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시각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이나 NGO 등에서는 자연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활동과 공간을 의료진이 안내하도록 돕고 있지만, 식물의 향이나 환경 미생물군 등 특정한 자연 요소는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야말로 후각과 같은 감각을 통해 인간의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개체로 주목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다.《초록 감각》은 인간이 자연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감각이 단순한 취향이나 문화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가 자연을 ‘좋아하는’ 이유는 진화적으로 각인된 생존 본능이며, 그 본능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자연을 향한 감각을 일깨우는 것, 그것이 곧 건강과 연결된다는 과학의 메시지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 오징어게임 '핑크 솔저스' 만든 숨은 음악 천재 김성수, 단독 콘서트로 정체 드러낸다
다재다능한 음악가 김성수가 2년 만에 두 번째 단독 콘서트로 돌아온다. 18일 주최·주관사 감탄사에 따르면 김성수는 오는 6월 28~29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23 LIVE'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그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2002년 데뷔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성수는 뮤지컬, 드라마, 예능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뮤지컬 참여작만 해도 '포비든 플래닛',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페스트', '에드거 앨런 포', '광화문연가', '베르나르다 알바', '빅 피쉬', '썸씽로튼'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특히 뮤지컬계에서는 독특한 음악적 색채와 깊이 있는 작품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김성수의 음악적 영향력은 뮤지컬 무대를 넘어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장됐다.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진행요원 등장 테마곡 '핑크 솔저스'(Pink Soldiers)를 비롯해 '호스티지 크라이시스'(Hostage Crisis), '딜리버리'(Delivery), '디어 엔드'(Dear End) 등 여러 곡을 작곡했다. 특히 '핑크 솔저스'는 드라마의 상징적 음악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다. 또한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의 음악 작업에도 참여하며 시청자들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대중음악계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서태지, 이적, 검정치마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편곡 작업을 통해 협업해왔으며, 서태지 데뷔 25주년 콘서트에서는 60인조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클래식부터 전자음악, 대중음악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음악적 역량은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이번 '23 LIVE' 콘서트는 '엔트로피'(ENTROPY), '공명'(RESONANCE), '대칭'(SYMMETRY), '정적'(STILL) 등 4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각 챕터는 김성수가 추구해온 음악적 세계관을 표현하는 키워드로, 관객들은 그의 음악 세계를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는 직접 연주하는 전자음악부터 홀리워터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함께하는 웅장한 클래식, 그리고 그의 뮤지컬 대표작 넘버까지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5월과 6월에 발매 예정인 새 앨범 수록곡들의 무대도 선보인다. 5월 앨범에는 합창단, 엠비언트 음악,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찬트 형식의 작품을 담았으며, 6월에 공개될 앨범에는 전자음악, 팝, 클래식을 융합한 실험적인 곡들을 수록할 예정이다. 이는 김성수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장르 간 경계 허물기와 새로운 음악적 시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공연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5월 2일 오후 4시부터 예매할 수 있다. 김성수는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다양한 음악 장르를 담은 콘서트를 준비했다"며 "음악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음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이 김성수의 음악적 역량과 예술성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뮤지컬부터 영화음악, 대중음악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해온 그의 다재다능함이 한 무대에서 펼쳐질 '23 LIVE'는 올 상반기 주목할 만한 공연으로 손꼽히고 있다.
-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展 장벽 없는 예술, ACC에서 시작!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문화 향유의 장벽을 낮추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를 오는 17일부터 6월 29일까지 ACC 복합전시6관에서 개최한다.ACC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과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무장애)'를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예술의 한 장르로 승화시킨 혁신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예술로 자유롭게 넘나들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문화 예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전시 제목은 김원영 작가의 저서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의 몸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영향을 받는 우리 존재의 본질을 성찰하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다.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5팀이 참여하여 무장애, 참여, 상호작용 예술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신작과 대표작을 선보인다. 엄정순 작가는 시각장애 학생들과의 협업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코 없는 코끼리 no.2'를 통해 이주민들의 서사 속 차별, 혐오, 결핍 문제를 심도 있게 조명한다. 이 작품은 사회적 소외와 차별의 문제를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켜 관람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해미 클레멘세비츠는 청각과 시각의 교차 감각을 탐구하는 신작 '궤도(토토포노로지 #4)'를 선보이며, 송예슬 작가는 비시각적 예술을 구현한 대표작 '보이지 않는 조각들: 공기조각'과 신작 '아슬아슬'을 통해 관람객들의 감각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 작품들은 시각에 의존하지 않고 촉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예술을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예술 감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아야 모모세는 이번 전시에서 소통의 어려움과 신체적 거리감을 탐구하는 두 작품을 선보인다. 영상 작품 '소셜 댄스'는 수어를 음성 해설로 변환하여 청각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특히 최덕희, 구지원, 서수연 등 유명 성우들의 더빙 참여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관람객의 몰입을 돕는다. 퍼포먼스 '녹는점'은 예술가와 관람객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퍼포머가 관람객에게 자신의 체온과 동일한 온도의 물을 건네는 행위를 통해,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직접적인 교감을 시도하며 예술을 통한 소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김원영, 손나예, 여혜진, 이지양, 하은빈 작가가 함께 선보이는 '안녕히 엉키기'는 단순한 전시 작품을 넘어,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지난 2월 동명의 워크숍을 통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시 형태로 확장되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이러한 의미를 더욱 깊게 하고자,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광주 지역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동일한 워크숍을 추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워크숍을 통해 예술적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물리적, 정보적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어린이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감바, 촉지도, 촉각 타일을 비롯하여 쉬운 음성 해설, 점자책, 게임형 오디오 가이드, 어린이용 교구재 등이 제공된다. 또한, 현장에는 접근성 매니저가 상주하여 관람객들의 전시 이해를 돕고 편안한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전시 개막일인 17일에는 ACC와 장문원이 전시 및 공연 콘텐츠 접근성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6월 말 종료 후,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 서울 장문원 산하 '모두미술공간'에서 순회 전시로 이어질 계획이다.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 직무대리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단순한 접근성 향상을 넘어 장애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장애 예술인들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그들의 예술 세계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앞으로도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전시를 통해 ACC가 문화 향유의 문턱을 낮추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ACC는 2022년부터 촉각 작품 제작, 수어 콘텐츠 확대 등 다양한 접근성 강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다음 달 13일 광주광역시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력하여 첫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ACC의 지속적인 노력은 문화 향유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도시 광주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왕의 혼 돌아오다…종묘 정전 환안제, 155년 만에 웅장한 행렬
조선 왕실의 숨결이 깃든 종묘 정전이 노후화된 목재와 균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대적인 수리 작업을 마치고, 5년 만에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20일, 종묘 정전을 일반에 공개하며, 창덕궁에 임시로 모셔졌던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를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종묘 정전 환안제 및 준공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한다고 밝혔다.종묘 정전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이래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왕실 제례가 끊임없이 이어져 온 역사적인 공간이다. 한국 전통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으며 1985년 국보로 지정되었으나, 구조적 균열, 기와 탈락, 목재 노후화 등 지속적인 문제에 직면해왔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에 걸쳐 전통 건축 기법과 현대 과학 기술을 융합한 대규모 수리를 진행했다.이번 수리는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이루어진 대대적인 공사로, 정전 앞 시멘트 모르타르를 제거하고 수제 전돌을 깔아 고풍스러운 멋을 더했다. 또한, 공장제 기와를 모두 걷어내고 장인들의 손길로 제작된 수제 기와로 교체하여 종묘 정전의 역사적 가치를 더욱 높였다.수리 완료와 함께, 2021년부터 창덕궁 구 선원전에 임시 봉안되었던 신주를 다시 종묘 정전으로 모셔오는 환안제가 20일 웅장하게 거행된다. 특히, 이번 환안제를 위해 헌종 대 제작된 '종묘영녕전증수도감의궤'를 바탕으로 장인들이 특별히 제작한 신여, 신연, 향용정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환안 행렬은 창덕궁 금호문 앞에서 출발하여 광화문, 세종대로, 종로를 거쳐 종묘까지 약 3.5km 구간을 장엄하게 행진한다. 사전 모집된 200명의 시민 행렬단을 포함하여 총 1,100명이 행렬에 참여하여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전국에서 확보한 총 28기의 가마가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할 것이라고 밝혔다.환안 행렬이 종묘에 도착한 후, 오후 6시 30분부터는 종묘 정전에서 고유제와 준공기념식이 이어진다. 고유제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주관 아래 200여 명이 참여하여 전통 절차에 따라 엄숙하게 진행된다. 준공기념식에서는 수리 과정을 담은 영상 상영과 함께 약 60명의 무용수가 펼치는 특별 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종묘 정전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종묘 정전의 공개와 환안제는 600년 역사를 간직한 종묘 정전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종묘 정전을 비롯한 주요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