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따리장수에서 SNS 창업까지... 70년 '여사장' 혁명의 비밀
오늘날 동네 상가를 둘러보면 분식집, 미용실, 네일숍, 애견숍, 수선집, 문구점 등 대부분의 작은 점포는 여성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닌 한국 경제사의 특수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김미선의 책 『여사장의 탄생』에 따르면, 여성 자영업자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생계가 막막했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저자는 이들을 '한국전쟁이 낳은 여사장'이라 정의했다. 당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제한적이었고, 방 딸린 점포에서 자녀 양육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었기에 자영업은 여성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1960-70년대에는 점포뿐 아니라 보따리를 이고 지고 가가호호 방문해 상품을 판매하는 여성 상인들도 많았다. '신앙촌 아줌마'라 불리던 옷 장사 아주머니들은 태산 같은 옷 보따리를 이고 다니며 가정에 방문해 판매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 가장이었다. 시장에서도 야채, 고기, 생선, 건어물, 젓갈 등 대부분의 상점은 여성들이 운영했다.한국경제사학자 이종현은 자영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사 전반에서 실패의 비용을 흡수한 거대한 저수지의 역할"과 "잉여 노동력을 흡수해 실업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으며, "국가 주도의 시기에 제도권 밖에 방치된 시장에서 이들은 국가 경제의 모세혈관 기능"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급속한 산업화로 여성들이 임금노동자로 대거 포섭되기 전까지, 여성의 자영업 비율은 임금노동보다 더 높았다.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여사장'들에게 '여성답지 않다'며 배제와 차별로 대했다. 50-60년대 신문이나 영화에서 '여사장'은 돈만 밝히는 탐욕스럽고 드센 문제적 여성으로 재현되었고, 심지어 성적으로 타락한 여성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는 경제적 능력을 가진 여성을 남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긴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발현이었다.70년이 지난 지금, '여사장'의 현재는 어떨까? 여전히 대부분은 영세한 1인 사업자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장이 '되고픈' 요즘 청년 여성"들의 등장이다. 책방, 소품 숍, 미용 관련 숍, 카페 등에서 젊은 여성 사장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이들 젊은 여성들이 '여사장'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구조적으로 해석한다.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삶과 일상, 미래, 가족 등이 자본, 권력, 국가와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좌우되거나 통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강하며", 페미니즘, 환경, 생태, 돌봄 등 대안적 삶의 방식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자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물론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양극화와 젠더 불평등이 만든 노동 시장 내 차별이 있다. 남성 중심의 기울어진 노동판에서 착취당하며 돈을 버느니, "자신의 취미와 취향, 나아가 삶의 방식을 일에 반영"하는 '여사장'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젊은 여성들의 이러한 대안 추구가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위기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비가시화되었던 여성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기여가 재평가받고, 청년 여성들에 의해 새로운 경제 주체로 발전할 가능성은 분명 기대할 만하다.
- 아미를 위한 특별한 시간! 제이홉 솔로 전시 'AND WHAT?' 오픈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제이홉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특별 전시가 개최된다.22일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제이홉 전시 'AND WHAT?'은 5월 30일부터 6월 22일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동 AK PLAZA 홍대 17층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이번 전시는 제이홉이 솔로 활동을 통해 구축해 온 음악 세계와 예술적 발자취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자리다. 그간 공개된 다채로운 솔로 음원과 다큐멘터리 콘텐츠,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월드투어 등을 통해 제이홉의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성장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단순한 음악 활동을 넘어 크리에이티브 영역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온 그의 면모를 집중적으로 다룬다.전시명 'AND WHAT?'은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제이홉의 폭넓고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 새로운 행보에 대한 질문과 기대감을 동시에 담고 있다.이번 전시는 제이홉이 K-팝 아티스트로서 세운 기념비적인 '최초' 기록들에도 주목한다. 2022년 미국 대형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메인 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선 역사적인 순간과, 현재 진행 중인 첫 솔로 월드투어 'j-hope Tour 'HOPE ON THE STAGE''를 통해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 입성한 감격적인 순간들이 전시장 내에 생생하게 구현될 예정이다.제이홉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공간에서는 그의 음악 철학과 팬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진솔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제이홉이 실제 사용했던 마이크와 인이어, 뮤직비디오 및 콘셉트 포토 촬영 시 착용했던 의상 등 그의 솔로 여정을 상징하는 다양한 실물 소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몰입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제이홉은 지난 2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HOPE ON THE STAGE' 투어를 진행하며 북미 6개 도시에서 약 17만 8천여 명의 관객을 만났으며, 현재 아시아 투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6~27일에는 싱가포르에서 공연을 펼친다.제이홉 전시 'AND WHAT?' 관련 자세한 정보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 내 방탄소년단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뮤지컬 '긴긴밤' 이 던지는 인생 메시지, 진짜 중요한 건?
뮤지컬 <긴긴밤>과 루리 작가의 동명 동화는 생명과 보살핌,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는 작품으로,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동화적 요소를 넘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다. ‘긴긴밤’은 특히 생명의 소중함과 그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며, 주인공인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어린 펭귄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한다.이 작품의 배경은 노든이 처한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출발한다. 노든은 자신이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란 코뿔소임을 알게 되고, 이후 자신과 같은 종을 찾아 세상으로 나가지만, 결국 인간에 의해 가족을 잃고 파라다이스 동물원으로 오게 된다. 이 동물원에서 그는 또 다른 고통을 겪으며, 동물원에서 태어난 코뿔소 앙가부와 만나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하지만, 그들이 경험한 비극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앙가부마저도 뿔 사냥꾼들에게 목숨을 잃고, 전쟁이 터지며 동물원은 불바다가 된다.이 모든 사건 속에서 노든은 외로움과 슬픔을 견디며 길을 떠나고, 그 길에서 알을 소중히 품고 살아가는 펭귄 치쿠를 만난다. 치쿠는 버려진 알을 품고 세상을 만났고, 그 알은 또 다른 펭귄을 태어났다. 그러나 치쿠는 전쟁의 폭격 속에서 세상을 떠난다. 결국, 치쿠의 유일한 유산인 어린 펭귄을 지키기 위해 노든은 그를 품고 바다로 향한다.뮤지컬 <긴긴밤>은 원작 동화의 감동을 무대에서 충실히 재현하고 있으며, 노든과 어린 펭귄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전개는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이 작품은 단순히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랑과 희생,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 노든이 어린 펭귄에게 “살아가는 건 그렇게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깊은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생명에 대한 깊은 존중과 사랑을 전달한다. 한편, 뮤지컬의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은 더욱 짙어지고, 이를 관람한 많은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동의 여운을 느낀다. 초반에는 장난스럽던 앳된 얼굴의 남학생들조차 후반부에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단순히 어린아이들의 감정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뮤지컬은 또한, 동화의 내용을 그대로 무대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재현하여 관객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전달한다. 무대 위에서 노든과 어린 펭귄, 그리고 다양한 동물들이 펼치는 이야기의 전개는 단순히 동화적이거나 판타지적인 요소를 넘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방식,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노든이 어린 펭귄을 위해 끝까지 지켜주려는 의지는 인간의 사랑과 희생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로 다가온다.루리 작가의 동화는 이러한 감동을 바탕으로, 생명과 사랑,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며, 이를 뮤지컬이라는 형식으로 옮긴 결과, 무대에서 더욱 힘을 발휘한다. ‘긴긴밤’은 단순히 즐거움을 제공하는 작품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과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예술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극 중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감정선과 성장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뮤지컬 <긴긴밤>은 생명과 사랑, 그리고 존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며,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더욱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어린 펭귄과 노든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생명들이 서로를 보살피며 살아가는 방법을 그리며,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 과학이 밝힌 자연의 힘.."병실 창밖 풍경이 생존률 높인다"
도시의 아침은 분주하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쫓기듯 출근길에 오르며, 교통 체증과 소음 속에 하루를 시작하는 풍경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러나 그런 일상의 틈을 비집고 새소리가 들려올 때면,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어도 몸이 먼저 반응한다. 어깨의 긴장이 풀리고, 숨결이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단순한 기분 탓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이 감각은 인간이 자연과 맺어온 깊은 관계에서 비롯된 ‘생존의 언어’일 수 있다.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생물학과에서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캐시 윌리스 교수는 이러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방대한 자료를 탐독했고, 그 결과를 책 《초록 감각》으로 펴냈다. 이 책은 인간의 오감이 자연에 얼마나 민감하고 정교하게 반응하는지를 입증한 탐험의 기록이다. 단순한 감성이 아닌, 생리적이고 신경과학적인 증거들을 통해 자연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소개한다.자연의 소리가 통증을 줄여준다는 주장은 감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연구로 뒷받침된다. 이란의 한 연구팀은 중환자실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에게 헤드폰을 씌우고 90분 동안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경우와 아무 소리도 들려주지 않는 경우로 나눈 후, 30분 간격으로 통증 수치를 측정했다. 진통제나 진정제는 사용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처음엔 모든 환자가 유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의 소리를 들은 그룹의 통증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비슷한 맥락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새소리, 빗소리, 강물 소리, 폭포 소리, 정글 소리를 들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수술 후 통증을 훨씬 적게 느꼈다. 캐나다 칼턴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다른 실험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자연의 소리를 들은 그룹은 도시의 소리를 들은 그룹이나 무음 상태의 그룹보다 통증, 심박수, 혈압, 불안 수치에서 평균 1.8배 개선된 상태를 보였다. 특히 자연의 소리가 복잡하고 다양한 경우 효과는 더 컸다. 자연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각과 후각 역시 자연과의 상호작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병원 병실 창문 너머로 나무가 보이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무려 세 배나 빠르게 회복되었으며, 자연 풍경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생리적 안정감이 증가하는 현상이 여러 차례 관찰됐다.후각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미 향기는 운전자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편백나무와 노간주나무의 향기는 인체의 면역 기능 중 하나인 NK세포(자연살해세포)의 수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향기 입자가 혈류에 직접 작용해 신체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윌리스 교수는 후각이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건강 효과를 얻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경로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그는 현대 의료 시스템에서 자연과의 접점을 처방하려는 시도가 존재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시각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이나 NGO 등에서는 자연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활동과 공간을 의료진이 안내하도록 돕고 있지만, 식물의 향이나 환경 미생물군 등 특정한 자연 요소는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야말로 후각과 같은 감각을 통해 인간의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개체로 주목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다.《초록 감각》은 인간이 자연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감각이 단순한 취향이나 문화의 산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가 자연을 ‘좋아하는’ 이유는 진화적으로 각인된 생존 본능이며, 그 본능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자연을 향한 감각을 일깨우는 것, 그것이 곧 건강과 연결된다는 과학의 메시지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 오징어게임 '핑크 솔저스' 만든 숨은 음악 천재 김성수, 단독 콘서트로 정체 드러낸다
다재다능한 음악가 김성수가 2년 만에 두 번째 단독 콘서트로 돌아온다. 18일 주최·주관사 감탄사에 따르면 김성수는 오는 6월 28~29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23 LIVE'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그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2002년 데뷔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성수는 뮤지컬, 드라마, 예능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뮤지컬 참여작만 해도 '포비든 플래닛',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페스트', '에드거 앨런 포', '광화문연가', '베르나르다 알바', '빅 피쉬', '썸씽로튼'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특히 뮤지컬계에서는 독특한 음악적 색채와 깊이 있는 작품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김성수의 음악적 영향력은 뮤지컬 무대를 넘어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장됐다.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진행요원 등장 테마곡 '핑크 솔저스'(Pink Soldiers)를 비롯해 '호스티지 크라이시스'(Hostage Crisis), '딜리버리'(Delivery), '디어 엔드'(Dear End) 등 여러 곡을 작곡했다. 특히 '핑크 솔저스'는 드라마의 상징적 음악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다. 또한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의 음악 작업에도 참여하며 시청자들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대중음악계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서태지, 이적, 검정치마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편곡 작업을 통해 협업해왔으며, 서태지 데뷔 25주년 콘서트에서는 60인조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클래식부터 전자음악, 대중음악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음악적 역량은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이번 '23 LIVE' 콘서트는 '엔트로피'(ENTROPY), '공명'(RESONANCE), '대칭'(SYMMETRY), '정적'(STILL) 등 4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각 챕터는 김성수가 추구해온 음악적 세계관을 표현하는 키워드로, 관객들은 그의 음악 세계를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는 직접 연주하는 전자음악부터 홀리워터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함께하는 웅장한 클래식, 그리고 그의 뮤지컬 대표작 넘버까지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5월과 6월에 발매 예정인 새 앨범 수록곡들의 무대도 선보인다. 5월 앨범에는 합창단, 엠비언트 음악,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찬트 형식의 작품을 담았으며, 6월에 공개될 앨범에는 전자음악, 팝, 클래식을 융합한 실험적인 곡들을 수록할 예정이다. 이는 김성수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장르 간 경계 허물기와 새로운 음악적 시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공연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5월 2일 오후 4시부터 예매할 수 있다. 김성수는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다양한 음악 장르를 담은 콘서트를 준비했다"며 "음악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음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이 김성수의 음악적 역량과 예술성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뮤지컬부터 영화음악, 대중음악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해온 그의 다재다능함이 한 무대에서 펼쳐질 '23 LIVE'는 올 상반기 주목할 만한 공연으로 손꼽히고 있다.
-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展 장벽 없는 예술, ACC에서 시작!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문화 향유의 장벽을 낮추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를 오는 17일부터 6월 29일까지 ACC 복합전시6관에서 개최한다.ACC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과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무장애)'를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예술의 한 장르로 승화시킨 혁신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예술로 자유롭게 넘나들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문화 예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전시 제목은 김원영 작가의 저서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의 몸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영향을 받는 우리 존재의 본질을 성찰하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다.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5팀이 참여하여 무장애, 참여, 상호작용 예술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신작과 대표작을 선보인다. 엄정순 작가는 시각장애 학생들과의 협업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코 없는 코끼리 no.2'를 통해 이주민들의 서사 속 차별, 혐오, 결핍 문제를 심도 있게 조명한다. 이 작품은 사회적 소외와 차별의 문제를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켜 관람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해미 클레멘세비츠는 청각과 시각의 교차 감각을 탐구하는 신작 '궤도(토토포노로지 #4)'를 선보이며, 송예슬 작가는 비시각적 예술을 구현한 대표작 '보이지 않는 조각들: 공기조각'과 신작 '아슬아슬'을 통해 관람객들의 감각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 작품들은 시각에 의존하지 않고 촉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예술을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예술 감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아야 모모세는 이번 전시에서 소통의 어려움과 신체적 거리감을 탐구하는 두 작품을 선보인다. 영상 작품 '소셜 댄스'는 수어를 음성 해설로 변환하여 청각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특히 최덕희, 구지원, 서수연 등 유명 성우들의 더빙 참여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관람객의 몰입을 돕는다. 퍼포먼스 '녹는점'은 예술가와 관람객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퍼포머가 관람객에게 자신의 체온과 동일한 온도의 물을 건네는 행위를 통해,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직접적인 교감을 시도하며 예술을 통한 소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김원영, 손나예, 여혜진, 이지양, 하은빈 작가가 함께 선보이는 '안녕히 엉키기'는 단순한 전시 작품을 넘어,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지난 2월 동명의 워크숍을 통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시 형태로 확장되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이러한 의미를 더욱 깊게 하고자,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광주 지역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동일한 워크숍을 추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워크숍을 통해 예술적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물리적, 정보적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어린이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감바, 촉지도, 촉각 타일을 비롯하여 쉬운 음성 해설, 점자책, 게임형 오디오 가이드, 어린이용 교구재 등이 제공된다. 또한, 현장에는 접근성 매니저가 상주하여 관람객들의 전시 이해를 돕고 편안한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전시 개막일인 17일에는 ACC와 장문원이 전시 및 공연 콘텐츠 접근성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6월 말 종료 후,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 서울 장문원 산하 '모두미술공간'에서 순회 전시로 이어질 계획이다.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 직무대리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단순한 접근성 향상을 넘어 장애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장애 예술인들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그들의 예술 세계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앞으로도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전시를 통해 ACC가 문화 향유의 문턱을 낮추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ACC는 2022년부터 촉각 작품 제작, 수어 콘텐츠 확대 등 다양한 접근성 강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다음 달 13일 광주광역시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력하여 첫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ACC의 지속적인 노력은 문화 향유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도시 광주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왕의 혼 돌아오다…종묘 정전 환안제, 155년 만에 웅장한 행렬
조선 왕실의 숨결이 깃든 종묘 정전이 노후화된 목재와 균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대적인 수리 작업을 마치고, 5년 만에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20일, 종묘 정전을 일반에 공개하며, 창덕궁에 임시로 모셔졌던 조선 왕과 왕비의 신주를 본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종묘 정전 환안제 및 준공기념식'을 성대하게 개최한다고 밝혔다.종묘 정전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이래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왕실 제례가 끊임없이 이어져 온 역사적인 공간이다. 한국 전통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으며 1985년 국보로 지정되었으나, 구조적 균열, 기와 탈락, 목재 노후화 등 지속적인 문제에 직면해왔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에 걸쳐 전통 건축 기법과 현대 과학 기술을 융합한 대규모 수리를 진행했다.이번 수리는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이루어진 대대적인 공사로, 정전 앞 시멘트 모르타르를 제거하고 수제 전돌을 깔아 고풍스러운 멋을 더했다. 또한, 공장제 기와를 모두 걷어내고 장인들의 손길로 제작된 수제 기와로 교체하여 종묘 정전의 역사적 가치를 더욱 높였다.수리 완료와 함께, 2021년부터 창덕궁 구 선원전에 임시 봉안되었던 신주를 다시 종묘 정전으로 모셔오는 환안제가 20일 웅장하게 거행된다. 특히, 이번 환안제를 위해 헌종 대 제작된 '종묘영녕전증수도감의궤'를 바탕으로 장인들이 특별히 제작한 신여, 신연, 향용정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환안 행렬은 창덕궁 금호문 앞에서 출발하여 광화문, 세종대로, 종로를 거쳐 종묘까지 약 3.5km 구간을 장엄하게 행진한다. 사전 모집된 200명의 시민 행렬단을 포함하여 총 1,100명이 행렬에 참여하여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전국에서 확보한 총 28기의 가마가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할 것이라고 밝혔다.환안 행렬이 종묘에 도착한 후, 오후 6시 30분부터는 종묘 정전에서 고유제와 준공기념식이 이어진다. 고유제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주관 아래 200여 명이 참여하여 전통 절차에 따라 엄숙하게 진행된다. 준공기념식에서는 수리 과정을 담은 영상 상영과 함께 약 60명의 무용수가 펼치는 특별 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종묘 정전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종묘 정전의 공개와 환안제는 600년 역사를 간직한 종묘 정전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종묘 정전을 비롯한 주요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 오페라 ‘파우스트’, 악마도 놀랄 무대로 주목
서울시오페라단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오페라 ‘파우스트’(4월 10~13일 공연)는 고전 오페라에 연극적 요소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의 대표작인 ‘파우스트’는 독일 작가 괴테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페라로, 이번 공연에서는 노년의 파우스트 역에 원로 배우 정동환을 캐스팅해 연극의 색채를 더욱 짙게 입혔다. 정동환은 과장된 무대 발성과 깊은 감정선을 통해 파우스트의 회한과 욕망을 독백 형식으로 풀어냈으며, 그의 등장과 함께 무대는 오페라가 아닌 연극처럼 전개되기도 했다.특히 관객의 눈길을 끈 점은 한국어 대사와 프랑스어 성악이 공존하는 실험적인 형식이었다. 배우는 한국어로 대사를 이어가고, 성악가들은 프랑스어로 노래하는 방식으로, 언어의 이중 구조가 무대 위에서 긴장감과 몰입을 동시에 자아냈다. 이는 전통적인 오페라 형식에서 벗어난 ‘오플레이’(O’Play)라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새로운 시도이자, 보다 쉽게 오페라를 접하도록 관객의 문턱을 낮추려는 의도였다.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관객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한 50대 관객은 “지금까지 본 오페라 중 가장 이해하기 쉬웠고,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으며, 음악평론가 이용숙은 “연극적 장치를 통해 오페라 초심자도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 쉬운 연출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극 요소가 다소 과해 오페라의 음악적 흐름이 끊긴다는 지적도 있었다. 음악과 연극이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다소 충돌한 지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이다.무대 디자인 역시 이색적이었다. 피라미드 형태로 쌓아 올린 무대 위에 ‘젊음’, ‘고독’, ‘신’, ‘악마’ 등의 키워드를 새겨 바벨탑을 연상시키는 장치를 활용했고, 이는 주인공 파우스트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장치로 해석됐다. 양쪽에서 천천히 쏟아지는 모래는 무용지물이 된 지식과 인생의 허무를 암시했으며, 이와 함께 등장한 외계인 콘셉트의 무용수들이 선보인 ‘악마들의 춤’은 무대 위 상징성을 한층 강화시켰다.음악적 중심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 맡았다. 노련한 연기와 중후한 음색으로 악마 메피스토 역을 소화한 그는 무대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독일에서 ‘궁정가수(Kammersänger)’ 칭호를 받은 세계적인 성악가인 그는 이번 무대로 10번째 파우스트 공연을 기록했으며, 특유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깊이 있는 음색으로 극 전체를 안정감 있게 이끌었다. 지휘는 이든이 맡았다. 그는 2022년 대구에서 ‘콘서트 오페라 파우스트’를 선보인 경험을 살려 풍부한 색채감의 사운드를 구현해냈으며,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통해 무대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이번 ‘파우스트’는 고전 오페라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과감하게 시도한 작품이었다. 연극과 오페라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 형식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오페라의 문을 처음 두드리는 관객에겐 보다 친절한 안내서가 되었고, 전통 속 새로움을 추구하는 시도로서 의미 있는 무대였다.
- 백남준 예술, 두 개의 거울에 비추다
20세기 미술사에 혁명적인 획을 그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 그의 예술 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두 개의 전시가 동시에 개최되어 예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전지적 백남준 시점'은 백남준이 직접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아카이브 영상을 통해 그의 예술 철학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반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로봇드림: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는 백남준의 작품 제작 과정을 담은 방대한 자료들을 통해 그의 창의적인 영감의 원천과 실험 정신을 탐구한다. 이 두 전시는 서로 보완적인 시각을 제공하며, 백남준 예술의 깊이와 넓이를 더욱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전지적 백남준 시점'은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한 2,285점의 아카이브 중 엄선된 영상 자료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비디오 아트라는 낯선 장르를 대중에게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매체에 출연했던 백남준의 인터뷰 영상들이 편집되어 전시 공간에 배치되었다. 관람객들은 백남준의 육성을 통해 그의 대표작에 대한 심도 깊은 해설을 들을 수 있다.예를 들어, 1964년에 제작된 '달은 가장 오래된 TV'에 대해 백남준은 영상에서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시간을 눈으로 보게 하고, 손으로 잡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설명한다. 전자빔의 흐름이 흐트러진 화면은 시간의 시각화를 의미하며, 백남준의 예술 철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된 작품 '자석 TV' 역시 상대적인 시간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백남준은 TV에 자석을 대고 움직이면서 내부 형광 물질과 전자빔이 충돌하여 빛을 내는 영상을 창조했다. TV 화면에는 여러 원색들이 일그러지고 요동치며,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지적 백남준 시점'은 내년 2월 22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로봇드림'은 백남준이 로봇 조각을 제작했던 '백남준 팩토리'를 중심으로 그의 작업 과정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전시다. 백남준의 작품 제작에 사용된 연구 스케치, 설치 도면, 사진을 오려 만든 목업, 사진, 영상 자료 300여 점과 판화 20여 점이 전시되어 그의 창작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특히, 백남준의 작품 제작을 조력했던 디자이너 겸 테크니션 마크 패츠폴과의 협업 과정이 돋보인다. 판화가였던 패츠폴은 1984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 오하이오주의 백남준 팩토리에서 다수의 비디오와 로봇 작품을 제작했다. 두 예술가가 협업한 첫 판화 모음집 'V-아이디어, 선험적'(1984)을 포함하여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하여 8명의 혁명가를 8개의 TV 조각으로 형상화한 시리즈를 판화로 제작한 '진화, 혁명, 결의'(1989) 등이 최초로 공개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백남준의 로봇 작품들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탐구한 중요한 실험이었다"면서 "로봇이 일상이 된 현대 사회에서 백남준의 로봇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로봇드림'은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백남준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연구서 '백남준: 오래된 것, 새로운 것'이 최근 출간되었다. 독일에 거주하며 백남준 연구에 매진해온 디터 다니엘스 독일 라이프치히 예술대학 교수가 집필한 이 책은 백남준의 대표작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년)'이 지난해 40주년을 맞이한 것을 기념하여 비디오 아트의 출현에서 백남준 연구의 최근 담론까지를 망라하고 있다. 이 책은 백남준 예술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한편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와 세종문화회관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백남준 예술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백남준의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은 물론, 현대 미술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놓쳐서는 안 될 전시가 될 것이다.
- KAIST, 우주로 음원 송출.."우주에 울려퍼진 K-POP"
한국의 선율이 우주를 향해 울려퍼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진준 교수와 글로벌 아티스트 지드래곤(권지용)이 협업한 '우주 음원 송출 프로젝트'가 9일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고 10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KAIST 우주연구원에서 진행되었으며,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융합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이번 프로젝트는 KAIST와 갤럭시코퍼레이션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AI 엔터테크 연구센터'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센터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목표로 하며, 이번 프로젝트는 그 첫 번째 성과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지드래곤의 메세지와 음원을 우주로 송출하는 것이다. 지드래곤은 KAIST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음원 '홈스윗홈(HOME SWEET HOME)'이 우주로 송출되었다.이번 실험은 과학기술, 예술, 대중음악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인간 내면의 우주를 외부 우주로 확장하는 감성적 신호'를 주제로 한 콘텐츠였다. 지드래곤의 홍채 이미지는 AI를 통해 증강되어, 고유성과 정체성을 상징하는 내면의 창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그의 신곡 '홈스윗홈'은 감성의 진동을 담은 오디오 메시지로 변환되어 우주로 송출되었다. 이를 통해 개인의 내면 우주가 지구 밖 우주로 전파되는 상징적 퍼포먼스가 이루어졌다. 프로젝트는 KAIST 우주연구원이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을 통해 우주로 송출되었으며, 이는 미디어아트와 과학기술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초의 실험이었다. 현장에서는 이진준 교수의 시네마틱 미디어아트 작품 'Iris(아이리스)'도 상영되었다. '아이리스'는 지드래곤의 홍채 이미지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영상 작품으로, 에밀레종의 종소리 데이터를 사운드로 결합하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감성적 예술경험을 제공했다.이 프로젝트는 KAIST TX랩과 이진준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으며, 홍채, 심박, 뇌파 등 생체데이터 기반의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였다. 이진준 교수는 이번 작품에서 홍채를 '영혼의 거울'로 비유하며, 지드래곤의 시선을 따라 인류의 내면과 무한한 우주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주는 기술의 영역인 동시에 상상력과 감성의 무대"라며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강조했다.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CHO는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지드래곤의 음악이 우주로 향하는 첫 번째 항해를 시작했다"며, "음악을 인류의 유산으로 남기고 우주와 소통을 시도하는 중요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비틀스와 비견될 음악 역사의 새 장을 여는 기념비적인 퍼포먼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KAIST 우주연구원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위성기술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과학이 대중과 연결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는 새로운 상상력과 도전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곳"이라며, "과학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이번 프로젝트처럼 창의적인 연구가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기술적인 성과를 넘어서,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인 접근을 보여주었다. 우주로 송출된 음원과 영상은 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인류의 내면과 우주를 연결하려는 혁신적인 시도로 기록될 것이다.